[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챗GPT로 엔비디아가 주목 받으면서 SK하이닉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에 활용되는 메모리반도체가 '기회의 땅'이 되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1만9천원으로 전날에 비해 0.17% 올랐다. 시간이 갈수록 보합세를 보였지만 장중에는 52주 최고가인 12만1천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실적악화로 주가가 내려 앉았던 지난해 연말(7만5천원)에 비해 59%나 오른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엔비디아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는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데, 이 GPU를 엔비디아가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챗GPT 효과로 지난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천200조원)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GPU가 원활하기 구동되기 위해선 D램 같은 메모리반도체 역할도 중요하다. GPU가 연산 능력이 뛰어나도 D램이 데이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AI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메모리가 HBM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10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제품인 HBM3는 초당 819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가졌다. 풀HD급 영화(1편당 5GB) 163편 분량을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엔비디아의 A100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50%, 삼성전자가 40%를 기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일부 고객의 재고 확충 주문이 증가했고, 메모리 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도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HBM과 관련해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5세대 제품인 HBM3E를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하기로 했다. 이도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50% 이상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매출이 올해 50% 이상 늘고, 내년에도 더 증가할 것"이라며 "해마다 50% 이상 성장하도록 캐파(생산능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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