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반도체 업황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면서도 추가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부회장은 29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가 감산에 대해 "안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황 부진에 맞춰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감산을 진행해왔다.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과거 수요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현재는 시장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캐펙스) 지출을 전년(19조원)에 비해 50% 이상 절감하기로 한 상태다. 운용 비용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늘려왔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일부 주주는 투자 감축에 따른 경쟁력 저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부회장은 "(투자 축소가) 기술 개발을 멈추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반도체에 요구되는 역량에 대한 기술적 진화는 끝없이 노력할 것이고, 경쟁사들보다 기술적 변곡점에서 앞서고 있으며, 그것이 저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신규 서버 CPU 출시에 따른 DDR5 세대교체로 인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 효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되고, 고객 재고도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모리 시장 규모는 560억 달러(약 72조8천억원)로 작년 하반기보다 1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10%가량 상승한 620억 달러(약 80조6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직접적인 경제회복 효과로 이어지진 않은 상황이나, 하반기에는 경기 부양 정책이 IT 수요 증가로 이어져 가시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예기치 못한 이벤트들이 업황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도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DDR5는 10여 년 만에 찾아온 세대교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사를 능가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며 "현재 서버 시장에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증가하고, AI 챗봇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되면 DDR5는 올해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지난 2014년 DDR4가 등장한 이후 10년 만에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인텔도 최근 DDR5가 적용된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 협업해 1a나노 기술이 적용된 DDR5 제품을 최신 CPU에 적용할 수 있는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또 기타비상무이사로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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