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샤오미가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에서 삼성전자·애플의 공백을 채우는가 하면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등 수요 잡기에 적극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데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인해 점유율 확대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어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스마트폰 1위'를 목표로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8월 "향후 3년 안에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샤오미는 줄곧 '1위'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왔다. 실제 지난해 6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 6월 기준 월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적극 추격하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베트남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인건비와 물류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동남아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발을 뺀 러시아 시장에서도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러시아에서 스마트폰 관련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며,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러시아에서 판매를 중단하자 빈자리를 꿰차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샤오미와 리얼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61%로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존에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는 31%에서 18%로, 애플은 11%에서 5% 감소했다.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제품을 내세워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 샤오미는 독일 카메라업체 라이카와 협력한 스마트폰 신제품 샤오미12S 시리즈를 공개했다.
특히 샤오미12S 울트라는 거대한 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라이카와 함께 제작한 5천만 화소 광각, 4천800만 화소 초광각, 4천800만 화소 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미지 센서는 소니와 공동 개발한 1인치(2.54cm) 크기의 'IMX989'를 장착했다. 이는 소니의 하이엔드 카메라 'RX100 VII'에 장착된 센서로, 샤오미가 카메라 성능 차별화에 초점을 뒀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샤오미가 라이카와 협업한 것은 결과적으로 옳았다"며 "샤오미와 라이카, 소니의 파트너십은 15년 동안 놓치고 있었던 진정한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협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샤오미와 삼성전자·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14%로 3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1, 2위에 올라 있는 삼성전자(21%), 애플(17%)과의 격차는 벌어졌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샤오미는 점유율 17%로, 삼성전자(18%)를 1%포인트 차이로 따라잡고, 애플(14%)을 앞선 바 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교체 수요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러시아는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병행수입 형태로 들여오는 것을 임시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못하자 러시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샤오미가 러시아에서 뜻밖의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영향을 받지 못했다"며 "시장 공략 강화에도 오히려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샤오미의 스마트폰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제품보다 스마트폰은 '충성 고객'이 탄탄해 브랜드를 바꾸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며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은 메리트가 없는 상황에 굳이 제품을 교체하려 하지 않는다"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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