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디지털 콘텐츠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이 불러온 나비 효과다.
지난 3월 15일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이후 구글은 자사 결제 정책을 변경했다.
최대 수수료 30%의 인앱결제 외 최대 수수료 26%의 개발자 선택 제3자결제를 앱에 적용한다. 업데이트된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 개발사에 대해서는 지난 4월 1일부터 업데이트를 할 수 없도록 막았으며, 6월 1일부터는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한다.
특정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것은 법으로 막았지만, 구글의 수수료 꼼수는 막지 못한 셈이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통해 구글이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을 막고자 했지만, 무위로 돌아간 것. 법의 허점을 파고든 구글의 판단이 먹혔다.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은 웨이브·티빙·시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해 바이브·플로와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웹툰 등 웹툰·웹소설 서비스 등 최대 20%에 달하는 디지털 콘텐츠 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콘텐츠 업체들이 이용요금 인상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국내 소비자가 연간 최대 2천300억원의 요금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6월 이후에는 다른 부분의 콘텐츠 서비스까지 인상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리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애초 법안 발의 초기와 달리 국회 통과 과정에서 수수료 등 관련한 조항들이 모두 삭제됐을 뿐만 아니라, 아웃링크 의무화 등이 빠진 모호한 시행령으로 구글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구글의 앱 삭제 조치를 위법행위로 판단, 사실 조사 후 부당행위가 입증되면 과징금 또는 시정명령 처분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국이 구글의 법 위반 사실을 기다리는 동안, 이미 많은 앱 사업자들은 구글의 변경된 결제 정책을 따르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는 소비자 부담 증가가 디지털 콘텐츠 이용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시장이 축소되면, 콘텐츠사 및 창작자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구글 인앱결제 강제 확대에 영향권 아래인 셈이다. 지금도 구글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당국은 구글 갑질방지법이 사후 규제임을 강조하기보다, 법안 발의 목적에 따라 빅테크의 갑질을 방지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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