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젊은 사람들은 기계를 사용하고 하는데, 노인들은 전혀 그런 걸 못하잖아요. 우리는 어떻게 해요"
국민의 65% 이상이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부리는 시대가 도래 했지만 여전히 60세 이상의 고령층에는 먼 얘기다.
한국은행이 20세 이상 성인 3천5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이 65.3%는 최근 한 달 이내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60세 이상 사용비중은 38.4%, 70대 이상은 15.4%에 불과하다.
이들에겐 모바일금융은 여전히 먼 세상일뿐이다. 2020년 우리나라의 65세이상 인구는 812만3천432명으로 전체 인구 중 15.4%를 차지했다.
최소 15.4%의 인구가 모바일금융에서 소외돼있단 것이다. 핀테크기업부터 은행의 모바일금융 에플리케이션(앱)까지 고령층이 이용하기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특히 60대 이상의 IT기업 등 핀테크 금융 서비스 이용 비중은 4.5%에 불과했으며, 95%는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을 선호했다.
하지만 은행 지점까지 사라지며 고령층의 금융접근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점포는 311개가 없어졌다. 2018년 23개가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10배 이상으로 빨라진 셈이다.
은행들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에 나서며, 고령층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확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와 편의성 제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고령층의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선 이들에게 맞춘 모바일 뱅킹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은행들은 '큰 글씨 뱅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앱의 환경설정에 들어가 글씨 크기를 별도로 설정해야 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 앱 어디서도 첫 화면이나 잘 보이는 곳에 고령층을 위해 글씨 조정이나, 음성안내 서비스 등을 표시해두는 곳은 없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토스, 카카오페이 등의 빅테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령층이 모바일금융 서비스 제고가 필요한 이유는 현금사용이 줄고, 비대면 거래 비중이 올라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지난해 지급카드의 비대면 거래비중은 2019년 33.0%에서 지난해 40.7%로 상승하고, 모바일카드 비중도 3.8%에서 9.0%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현금 사용 비중은 해가 거듭될수록 줄고 있다. 지급수단 중 현금 이용비중도 2015년 29.0%에서 2017년 20.3%, 2019년 17.4%, 지난해 14.7%로 감소했다.
하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연 여전히 모바일거래보단 지점 등을 통한 실물거래를 선호했다. 20대 이상 성인 41.2%는 모바일금융거래를 선호했지만, 60대는 79.6%가 실물거래를 선호했고 70대는 95.3%가 실물거래를 선호했다.
이유는 고령층에겐 여전히 모바일거래의 편의성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모바일금융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편의성'이 최대 30% 이상으로 높게 꼽혔다.
서울에 사는 60대 가정주부 A씨는 "나이먹고 복잡해서 사용하기가 어렵다"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로 이체를 하거나 가까운 지점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개선과 함께 고령층의 모바일금융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서비스가 개선 되도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사고에 쉽게 노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년 내 연령별 지급수단별 금융사조 조사에 의하면 70대 이상의 현금 관련 사고는 5.0%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에 앞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뱅킹 서비스가 도래하길 기대해본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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