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증권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다만 홀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증권사가 있다. 바로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작년부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30.69% 상승(15일 종가 기준)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4일 장중에는 7천1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NH투자증권(-9.02%), 키움증권(-8.32%), 삼성증권(-8.14%), 미래에셋증권(-2.34%), 대신증권(-0.81%) 등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메리츠증권의 차별화된 주가 상승 흐름은 작년부터 이어져왔다. 메리츠증권의 6개월 수익률은 43.77%에 달한다. 반면 NH투자증권의 6개월 수익률은 -13.13%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삼성증권(-13.06%), 대신증권(-8.02%), 키움증권(-6.07%), 미래에셋증권(-1.63%) 등도 전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7천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8조1천901억원)보다 37.2% 줄어든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메리츠증권의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지목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배당정책 변경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3월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해 6월과 11월에 각각 1천억원, 1천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단행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취득한 자사주 2천194만주는 전량 소각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증권업 주가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는 전부 증시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메리츠증권은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고,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 공시가 있었던 점 등이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현금배당성향은 9.29%로 2020년(39.89%)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방식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효과를 내고 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연결되면 주주가 가지고 있는 1주당 순이익과 투자 대비 수익률이 상승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작년에 배당을 조금 낮추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변경했다"며 "작년에 3천4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고, 지난달에도 1천억원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는데, 신탁계약 종료일까지 소각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소각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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