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나서고 있다. 토스증권 등이 간편성에 초점을 맞춘 MTS로 젊은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것을 지켜본 기존 증권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특히 '주린이'(주식투자자+어린이)로 불리는 젊은 층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적합한 MTS 개편은 증권사들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기존 MTS인 '영웅문S'를 전면 개편하고, 하반기 중으로 새로운 MTS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와 해외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이 나눠져 있던 불편함과 다자인 등이 개선된다. 또 작년 9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만큼 이번에 출시되는 MTS는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서비스가 통합돼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도 주린이를 공략하기 위한 간편투자 앱 '오투(O2)'를 출시했다. 간편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전체 메뉴 수가 크게 줄었다. 기존 MTS는 510개의 메뉴로 구성돼 있지만, 오투는 6분의 1 수준인 78개로 줄였다. 또 자주 쓰는 기능을 한 화면에 모았다는 점도 기존 MTS와의 차별점이다. 앱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증권 용어를 주린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직관적으로 개편한 점도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힌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차세대 MTS '이베스트 온(eBEST ON)'을 내놨다. 여러 기능을 통합해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진투자증권도 간편투자에 적합한 MTS '유투(U.TOO)'를 출시했다. 특히 유투는 간편주문과 자동주문 등 핵심 기능 이외에도 '타임라인', '포스팅' 등 소셜미디어(SNS)에 친숙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기능들을 포함해 차별화했다.
기존에 증권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플레이어들이 MTS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후발주자인 핀테크 증권사들의 눈에 띄는 성장세도 한 몫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MTS 출시 이후 1년 만에 42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증권사들의 MTS와는 달리 쉽고 편리한 기능으로 MTS를 구성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증권도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MTS를 개발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의 강점은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안으로 카톡에서 주식 매매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주식시장에 '2030'세대가 대거 유입된 점도 MTS 개편 작업에 불이 붙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20대는 204만명으로 전년(107만명)보다 91% 증가했다. 30대 투자자도 전년(181만명) 대비 58% 증가한 28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편의성을 높이고, 이용자를 집중시키기 위해 여러 앱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기존 서비스들을 융합해서, 통합한 앱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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