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마법세계의 소식을 전하는 마법사 신문이 매일 발행된다. 이 신문은 단순히 아날로그 종이에 그치지 않고 마치 살아있는 듯 사진이 실제로 움직이기도 하고 문구가 사라졌다 나타나기도 한다.
현실세계에서는 마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것과 비슷하다.
27일 SK텔레콤이 첫 선보인 신규 플래그십 스토어 'T팩토리'를 직접 둘러본 후 떠오른 장면은 엉뚱하게도 영화 해리포터에서 살아 움직이던 마법사 신문이다.
단순히 종이에 사진과 문자를 나열해놓은 아날로그 신문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듯 계속해서 내용이 바뀌는 이 신문처럼 T팩토리가 추구하는 유통망 혁신이 실감됐다. 오프라인으로 구현된 각종 디지털 상품을 아날로그 형태로 경험할 수 있고, 또 스마트폰과 소통하면서 디지털로 타임라인을 채워간다.
홍대거리에 위치한 'T팩토리' 정문을 통과하면 바로 오른편에 '셀프체크인'을 위한 디스플레이가 켜져 있다. 방식은 두 가지다. 얼굴인식 또는 QR코드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발열체크까지도 한번에 해결해준다.
이같은 로그인은 인터넷상에서 특정 사이트에 로그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로그인이다. 마치 호텔에 체크인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 로그인 한번으로 매장 내 있는 모든 서비스를 얼굴인식이나 QR코드로 로그인하고 내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양방향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초 얼굴인식을 완료했다면 재방문시 입구에서 따로 얼굴인식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 다만 개인정보가 걱정이다.
SK텔레콤 현장 관계자는 "얼굴인식의 경우 사진 자체를 가져가는 게 아닌 특정 포인트에 대한 데이터를 암호화해 서버에 안전하게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마저도 불안하다면 QR 코드 방식을 택해도 된다.
T팩토리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AI 자율주행 로봇 '테미'가 눈에 들어왔다. 얼굴을 터치하거나 '아리아'라 시동어를 말하면 키 작은 테미가 고객을 올려다보며 명령어를 기다린다. 고객의 질문에 답하고 길도 안내해준다. 평상시에는 충전스테이지에 머물러 있거나 고객 옆을 졸졸 따라다닌다. 테미 얼굴 뒷편은 무선충전패트가 있어 길안내를 받으며 자신의 폰을 충전할 수도 있다.
1층 중앙에는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함께 '플렉스 스테이지'가 위치해 있다. 이 곳은 SK텔레콤이 오픈 콜로보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각종 문화 공연이나 기술 시연 등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이 T팩토리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MS와 협력해 제공 중인 '5GX 클라우드 게임'을 커다란 컨트롤러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체험할 수도 있다. 컨트롤러 자체가 너무 커 2~3명이 함께 달려 들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면 레이싱 게임을 위해 한명을 페달과 브레이크를, 한명은 핸들을 잡아야 할 수도 있다.
플렉스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좌우측에 다양한 서비스들이 준비돼 있다. 왼편에는 '시큐리티 팟'과 '미디어팟'이 위치해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으나 이해가 어려운 기술에 대한 설명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생해주는 '프로젝션북'과 명작 영화나 드라마의 다시보고싶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QR코드를 통해 감상할 수도 있다.
오른편에는 '베스트셀러존'이 배치됐다. 최신 스마트폰이 배열돼 있는 곳으로 제품 비교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노트20를 빼면 해당 디스플레이에 기기에 대한 각종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아이폰11을 빼면 두 기기의 비교 정보가 이분할된 화면에 뜬다. 최대 3대까지 비교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상품은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다.
장바구니에 넣은 상품은 무인존에서 개통하고 제품까지 받을 수도 있다. 무인존은 가입신청 및 휴대폰 수령도 가능하지만 화상상담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T팩토리만을 위해 5명의 상담사를 배치했다. 24시간 개통 관련 안내를 도와준다. 한쪽은 신분증을, 다른 한쪽은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열어놨다. 현재는 SK텔레콤 기기변경만 가능하다. 모바일 결제 및 타사 기기변경과 신규 가입은 12월 중 지원된다.
영업종료시간인 오후 10시가 되면 문을 닫지만 이 무인존은 입구를 통해 24시간 들어올 수 있다. 마치 은행이 영업종료로 문을 닫지만 ATM기기 공간은 열어놓는 것과 비슷하다.
백미는 '미디어 라이브러리'다. V컬러링∙웨이브∙Btv∙플로∙원스토어 북스 등 SKT의 미디어 콘텐츠를 언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꺼내듯 디지털 디바이스를 꺼내 디지털 콘텐츠를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앉아 쉴 수 있는 계단식 좌석은 푹신한 방석들이 깔려 있다. 현장 관계자가 한가지 팁을 알려준다. 'wave_wifi'를 잡으면 웨이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시간을 보내야 할 상황이 온다면 T팩토리에서 해당 와이파이를 잡아 웨이브의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비밀번호도 깨알같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명이다.
◆ 커피 한잔의 여유…MZ세대는 데이터 보충까지
미디어 라이브러리를 다 오르면 1.5층에 '팩토리 가든'이 펼쳐진다. 그리 크진 않지만 5~6명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마련돼 있다. 정원은 실제 살아있는 식물들로 채워져 있다. 바로 2층 계단에 오르면 무료 커피를 내릴 수 있는데, 커피 한잔을 들고 내려와 책을 읽거나 게임을 즐기고 노트북으로 일도 할 수 있을 정도다.
2층에 오르면 정면에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3개의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31일 오픈 이후 앱마켓에 등록될 'T팩토리' 앱으로 예약상담을 신청할 수 있고 현장에서도 키오스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크루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공간이다.
그 앞에는 커다란 자이언트 월을 통해 인형뽑기를 연상시키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대형 조이스틱을 조정해 로봇팔을 조종하고 해당 온라인 혜택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쉬울 줄 알고 덤볐다 낑낑대다 원하던 혜택을 얻지 못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11번가 존이 배치돼 있다. 특정 11번가 상품을 노출해준다. 현장에서는 한도 2천원의 쿠폰을 지급해준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의 QR코드를 입력하면 11번가로 바로 연결된다.
왼편에는 숍인숍 형태의 애플 제품 전용 공간이 입점해 있다. 압구정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와 비슷하게 구현돼 있다. 작은 애플스토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기기 및 서비스 체험은 물론이다.
중앙에는 '0스테이지'가 마련돼 있다. AR미러에 다가서면 증강현실 이미지를 내 몸 전체에 합성시켜 준다. 오른편은 '5GX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놨다. 창밖 전경을 볼 수 있는 공간은 대형 조형물인 자이언트 페이스가 대롱대롱 달려 있다. 안쪽에는 고객의 표정과 손짓을 인식하는 게임이 이식돼 있다. 그 뒷편으로는 T1의 굿즈를 볼 수 있다.
한켠에는 각종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T팩토리'의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카운터가 없다는 점인데, 각 상품에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모바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러 곳에 배치된 액세서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해서 들고 나갈 수 있다.
물론 미결제 상품이나 진열 제품을 들고 나간다면 그 즉시 ADT캡스의 따가운 사이렌 소리를 감내해야 한다.
각종 서비스를 체험하고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액세서리를 결제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은 최초 로그인 당시 표시됐던 모바일 웹페이지 화면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미쳐 놓친게 있다면 이 곳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T팩토리'는 상당히 즐길거리를 다수 마련해놨다. 충분히 머물러 있을만한 공간으로 보인다. 일단 이 공간에서는 공짜 커피에 웨이브도 무료다. 아쉽다면 너무 많은 것들을 한 공간에 꾸미다보니 다소 산만한게 흠. 크루와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오롯히 비대면으로 해당 서비스들을 경험할 수 있는 양방향 오디오 서비스가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왕지사 아직 출시도 안된 '누구 버즈'도 매장에 첫 공개했으니 말이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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