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홈플러스 5년 '갈지자 행보'…임일순號 기지개 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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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A2'서 'A2-' 하향…부채비율 182.8%→607.6%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홈플러스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경영 체제 5년을 맞았다.

이마트에 이은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행보는 가시밭길 연속이다. 1999년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으로 탄생한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홈플러스스토어즈 32개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이되는 유통산업의 격변기에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이 발생하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혁신에 나서야 하는 내외부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악전고투하고 있다

대주주인 MBK의 출구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MBK의 숙원이었던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도 증시 상장을 철회했다. 리츠 상장이 국내 첫 사례인 데다 국내 대형마트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 경영 체제 5년을 맞았다.   [홈플러스]
홈플러스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 경영 체제 5년을 맞았다. [홈플러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영업환경 악화로 외형이 줄고 수익 창출력도 떨어지면서 신용등급마저 한 단계 추락했다. 2017년 10월 홈플러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임일순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9월 7일 MBK가 7조2천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지분 전부를 인수했다.

문제는 홈플러스는 출범 이후 여러 차례 대주주가 바뀌며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1997년 출범한 홈플러스 대주주는 삼성물산에서 2년 뒤 1999년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와 영국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가 공동합작해 삼성테스코로 변경됐다. 2011년 삼성의 지분 매각에 영국계 자본 테스코가 100% 지분을 갖게 되면서 홈플러스로 이름이 간판을 바꿨고 4년 뒤인 2015년 현재 MBK로 주인이 바뀌었다.

아울러 최근 수년간 국내 소매유통시장 내 다수의 부정적 요인이 누적되면서 대형마트 전반의 부진한 수익구조가 심화하고 있어 위기를 맞고 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승과 더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객 유치를 위해 상시적인 가격 할인도 이뤄지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지고 금융비용 부담도 이어지면서 몇 년간 당기순손실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어렵다며 홈플러스의 단기(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평가했다.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로 현재 수준의 가격 할인과 광고비 지출 등이 불가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재난지원금 적용 대상 제외 등 정책 기조도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재차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정부 방역 단계의 상향 가능성 등은 실적 전망을 더욱더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지난해 2월 말 합산 부채비율은 182.8%에서 607.6%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합병법인(홈플러스 개별)의 자본은 2019년 2월 말 1조7천억 원에서 지난 2월 1조2천억 원으로 감소했고 부채비율은 860%나 된다. 영업 현금창출력 약화와 금융비용, 리스료 상환 부담이 많이 증가하며 잉여현금 창출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9~2020년 회계연도 EBITDA대비 순차입금은 10배를 웃도는 등 영업, 재무구조의 대폭적 개선이 없다면 자본과 현금흐름 감소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수석연구원은 "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대규모 리스부채가 인식되고, 전환상환우선주의 부채 전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재무 안정성이 대폭 저하됐다"며 "수년간 이어온 세일 앤 리스백의 영향으로 4조5천억 원을 상회하는 리스 부채가 계상되면서 순차입금이 7조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선택지는 한정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매장을 통한 현금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법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결국 홈플러스는 최근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현금확보 방안으로 자산유동화(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알짜 점포의 자산유동화에 나서는 이유는 생존을 위한 절박함으로 읽힌다. 당장 빚을 갚을 현금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홈플러스]

점포 자산유동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대전둔산점 매각이 확정됐다. 지난 7월 안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대전둔산점까지 유동화하며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당기순손실이 5천32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4.9%, 38.3%씩 감소한 7조3천억 원과 1천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안산점, 대전둔산점 등 영업 종료에도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다"면서 "입점 점주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최소 1년 이상 영업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리츠 상장을 계속해서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앞서 기대치를 밑돌아 상장을 철회하지만, 다시 검토해본 뒤 리츠 상장에 도전하겠다"며 "상장 도전 시기는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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