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기자] 과거 관련 분야의 경험이 없는 외부 인사를 임원급으로 임명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새 대표이사(사장) 선임을 앞두고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중소기업 진흥 및 제품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설립된 중소기업공단의 출자기관이다. 중소기업 상품이나 마케팅 솔루션 제공을 주업무로 하고, TV홈쇼핑 채널인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 지분 50%와 15%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새 대표이사를 공모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현재 서류 전형을 마감했으며 다음주 면접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홍용술 전 대표가 지난 5월 말 사임하며 대표이사가 공석인 상태다. 통상적으로 중소기업유통센터는 대표의 임기가 끝나기 최소 두 달 전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정해진 선임절차에 따라 새로운 대표를 뽑는다. 그러나 오는 12월이면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홍 전 대표가 아들 채용 문제와 관련한 의혹에 휩싸인 이후 개인적 사유를 들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예정보다 일찍 새 대표를 찾게 됐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서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업무 관련 경력이 없는 인물들을 요직에 임명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소속돼 있던 전순옥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감사와 관리이사 자리에 군 경력과 청와대 경호 경력 등 업무관련성이 없는 분야의 경력자를 선임했다며 문제제기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 차례 도마에 올랐던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난 2014년 6월 윤정균 전 한나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을 상임감사로 임명하며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에 휩싸였다. 공기업 인사에 정치권 인사가 감사로 임명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출신들이 출자회사에 재취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전임자 홍용술 대표이사 역시 중진공 부이사장을 지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직을 놓고 14명이 지원했으며 그 중 4명은 중신공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개인 정보에 관련된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며 "대표이사 선임은 정관과 이사회규정에 나온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진공이나 중소기업유통센터처럼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청 산하 출자기관에서는 낙하산 인사나 비전문가가 아닌 중소기업의 생리와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기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직은 낙하산 인사나 상부 기관 출신들이 자리보전용으로 찾는 보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전문성과 능력이 철저히 검증된 인물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걸쳐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잘못된 인사의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에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내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알고 개선책을 찾을 수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발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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