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왕설 에임하이 "바이두와 합작사 추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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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공시 반박…"회사측, 잘못된 답변 공시해" 파장 예고

[문영수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임하이글로벌(이하 에임하이)의 최대주주인 왕설컴퍼니 대표이자 에임하이 각자 대표 중 한 명인 왕설 대표가 "중국 바이두와의 합작회사 추진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지난 20일 아이뉴스24의 '에임하이글로벌, 中 포털 바이두와 합작사 만든다' 보도(☞바로가기) 이후 이 건의 사실여부를 묻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에임하이 측은 '(바이두와의 합작회사는) 구체적으로 검토 및 추진한 바가 없다'며 부인하는 공시를 냈다.

그러나 왕설 대표가 "합작사 추진이 사실이라는 내용을 에임하이에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이 이를 부인하는 공시를 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회사 측 공시가 허위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왕설 대표는 20일 오후 늦게 이뤄진 아이뉴스24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바이두와 합작회사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하는 중"이라면서 "20일 오후 2시경 한국(에임하이)에 (바이두와의 합작법인 추진이) 정확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한 구체적 사항들을 공시 담당자에게 보냈는데 부정확한, 맞지 않는 답변을 공시로 냈다"며 허위 공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왕설 대표는 그러면서 우호세력인 중국 게임사 킹넷·투자사 송리아오(왕설컴퍼니 특별관계자 두완게임즈 및 홍콩 페임의 모기업)도 이번 사태를 인지한 상태며, 곧 한국으로 돌아가 회사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왕설 대표는 아이폰 제조사로 유명한 폭스콘의 엔지니어를 거쳐 중국 스마트폰 메신저 '모모'의 게임총괄 사장을 지냈다. 그는 당시 알리바바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모모의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시킨 중국의 벤처 기업인이다. 에임하이의 최대주주 왕설컴퍼니는 왕설 대표의 개인회사다(지분율 100%).

다음은 본지가 20일 왕설 대표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왕설 대표는 이번 공시 사태 이외에도 현재 에임하이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 상태인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및 김병섭 에임하이 각자대표와의 사실관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바이두와의 합작회사 추진은 사실"

Q. 현재 어디에 있나?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을 오가며 머물고 있다.

Q 본론부터 묻겠다. 바이두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나.

계속 협상 중이다.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하는 중이다. 확실히 진행되고 있다.

Q. 바이두와는 어떠한 구상을 하고 있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합작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바이두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게임 플랫폼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검색 사이트이기도 하다. 굉장히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보유 중인 지식재산권(IP)을 통해 바이두와 같이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먼저 중국 내에서 우리와 바이두가 합작 개발한 게임을 중국에 공동 퍼블리싱 할 것이다. 한국의 게임들을 바이두 플랫폼에 공동 퍼블리싱할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는 이 두 가지가 큰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바이두의 누구와 논의를 진행 중인가.

현재 바이두게임즈 악(鄂) 부총재와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Q. 지난 20일 바이두와의 합작법인 설립 보도 이후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에임하이 측이 '부인'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20일 오후 2시경 한국(에임하이)에 이메일을 보냈다. (바이두와의 합작법인 추진이) 정확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한 구체적 사항들을 공시 담당자에게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에임하이) 측에서 부정확한, 맞지 않는 답변을 공시로 내보냈다.

Q. 우호 세력인 킹넷과 송리아오 측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킹넷과 송리아오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답변(부인 공시)을 확인한 후 그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사실과 다른, 맞지 않는 답변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Q.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국으로 돌아가 합리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내 기준에서 회사와 주주를 위해 최대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회사와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Q. 한국에는 언제 복귀하나.

조만간 간다. 난 매달 장기간 한국에서 머물고 있다.

Q. 현재 에임하이 내부에서 경영권 분쟁 중인 걸로 안다.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나.

지금 해당 문제를 바로 답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답변을) 보류하겠다. 하지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에임하이 측에서 (합작사 추진과 관련해) 굉장히 맞지 않는, 부정확한, 불확실한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Q. 왕설 대표는 에임하이의 대주주다. 어떻게 올해 4월 열린 이사회에서 해임될 수가 있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내가 직접 답변을 하지 않아도 법원 측을 통해 공시가 난 사항이다. 불법적 행동은 모두 무효가 됐다.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고의로 상환 안받아"

Q. 왕설 대표 측이 에임하이 지분 확보를 위해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이를 상환하지 못했다는 공시가 있다. 상환이 가능한 상태인가.

해당 자금을 빌리기로 할 때부터 이미 우리에게는 상환 계획이 있었다. 이사회를 통해서, 이메일을 통해서 등 여러 번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측에게) 상환을 위한 연락을 취했으나 그쪽에서 돈을 받지 않고 있다. 당시 우리는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측에게) 빌린 돈을 상환하는 즉시 (김병섭 대표 등의) 이사 사임서를 우리에게 주기로 했다. 그런데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가 돈을 받지 않아)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상환을 할 계획이 있다.

Q.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가 어떠한 이유로 왕설 대표 측의 상환을 받지 않으려는 것인가.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해 돈을 받지 않으려는 것이다. 우리가 상환을 하면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측에서는 관련 이사들의 퇴직서와 사임서 등을 주기로 했다. 그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돈을 받지 않는 것이다.

Q.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에 상환시 사임서 등을 받는다고 했는데, 당초 계약을 어떻게 했나.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와는 구두로 계약했다. 구두 계약이어서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는 정상적으로 상환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그들은 (자금을 받을) 계좌번호조차 보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변호사를 통해 변제공탁까지 생각하고 있다.

Q. 현재 왕설 대표와 경영권 분쟁 중인 김병섭 대표와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사이에 혹시 연결 고리가 있는가.

김병섭 대표는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에서 선임한 이사다.

Q. 현재 왕설 대표의 경영권은 안전한 것인가.

지금 답변 드리기에는 상황상 맞지 않는다고 본다. 대신 나를 믿어주는 주주분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사건의 재구성…무엇이 문제인가

바이두 합작 회사 추진 관련 공시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왕설 대표와 김병섭 대표 간의 경영권 분쟁은 그 과정이 적잖이 복잡하다. 공시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의 재구성'을 해봤다.

왕설컴퍼니가 코스닥 상장사 에임하이의 공시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30일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왕설컴퍼니는 유상증자 완료 시 에임하이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4일, 경영컨설팅 업체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대표 이경연)가 에임하이 지분 10.56%를 142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목적은 경영 참여. 왕설컴퍼니로의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과정에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라는 새로운 회사에 에임하이의 경영권 매각이 이뤄진 것이다.

해를 넘긴 2016년 1월 8일 공시에 의하면, 왕설컴퍼니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서 에임하이의 최대주주(7.93%)로 올라선다(특수관계자 포함 현재 전체 지분율은 23.24%). 이때 왕설컴퍼니는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로부터 에임하이 지분 인수를 위한 대금 일부를 융통했다. 에임하이에 함께 투자한 킹넷·송리아오와 달리, 개인 투자자였던 왕설 대표 측이 여러 사정상 5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선뜻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왕설 대표는 자금 상환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 측 이사를 사임시킨다는 구두 계약을 하고 자금을 빌렸다.

사흘 뒤인 1월 11일 에임하이의 대표이사가 기존 김현두에서 김병섭, 왕설 각자대표로 변경된다. 왕설 대표에 따르면 이때 등장한 김병섭 대표는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가 선임한 인물이다.

그 다음날인 1월 12일 공시에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는 에임하이 보유지분을 일부 장내매도했음을 알린다. 아울러 왕설컴퍼니의 3자배정 납입 완료 이후 전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의 에임하이 지분율은 기존 10.56%에서 5.72%로 낮아진다.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는 해당 공시에서 에임하이에 대한 투자목적도 '경영참가목적 없음'으로 변경했다.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는 다시 1월 13일 추가로 주식을 장내매도해 지분율이 4.96%까지 하락했다고 공시한다. 지분율 5% 미만이 되면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의 공시 의무도 사라져 이후로는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의 움직임이 공시에서 포착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왕설 대표와 김병섭 대표의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4월 15일 공시부터다. 에임하이가 왕설, 김병섭 각자 대표 체제를 김병섭 단독 대표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 회사는 전일인 4월 14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결의했다.

해당 공시에는 왕설 대표의 대표이사 해임과 관련해 '왕설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되 게임 총괄사장은 수행해 신규사업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언급돼 있다.

이후 왕설 대표(외 5인) 측에서 올해 4월 27일 대표이사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고 7월 6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공시가 나온다. 4월 에임하이 이사회의 왕설 대표이사 해임 의결에 대해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각자 대표 상태가 유지된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왕설 대표는 "불법적 행동이 모두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자금 상환 문제도 대두됐다. 7월 19일 거래소의 '최대주주 기분 관련 소송을 당했다는 소문에 대한 사실관계를 해명하라'는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서 에임하이는 "관련 소송은 없었다"면서도 "최대주주인 왕설컴퍼니가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에서 금전을 차입한 후 상환하지 못해 왕설컴퍼니가 소유한 에임하이 지분 7.93%가 가압류된 사실이 있다"며 이 문제를 외부에 공개한다.

이를 두고 왕설 대표는 "해당 자금을 빌리기로 할 때부터 상환 계획이 있었으나 그쪽(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에서 고의로 돈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7월 20일 아이뉴스24에서 '바이두와의 중국 합작회사 설립 추진' 보도가 나갔다. 이에 거래소에서 요구한 이 건의 사실여부를 묻는 조회공시에서 에임하이 측은 "확인 결과, 본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검토 및 추진한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중국에 머물던 왕설 대표는 아이뉴스24와 전화 인터뷰에서 "바이두와의 합작회사 추진은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한편, 양측의 분쟁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의 석연치 않은 모습이 나타나 주목된다.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는 에임하이에 대해 '경영참가목적 없음'이라고 변경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김병섭 대표를 앞세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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