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TV용 디스플레이로 '퀀텀닷(QD, 양자점)' 기반의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낙점, 연내 시장선점을 위한 신규 투자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충남 탕정에 위치한 기존 8세대 생산라인 장비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Q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신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부 유보금(현금)을 10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LTPS TFT 기반으로 하는 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100K 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QLED는 2~10나노미터(nm, 10억분이 1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 물질을 활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백라이트유닛(BLU) 없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자체발광소자를 말한다.
크기와 전압에 따라 빛의 삼원색인 RGB(적녹청) 표현이 가능, 이론적으로 OLED보다 긴 수명과 고색재현, 낮은 제조단가 등의 이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는) QLED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며, "QLED 상용화로 디스플레이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QLED, 대형 OLED보다 채산성 높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생산수율 및 단가 절감에 유리한 용액공정 및 잉크젯 장비를 확충, 양산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재료 사용 효율이 높은 용액을 활용하는 용액공정 방식과 종이 위에 잉크를 뿌려 이미지를 입히는 잉크젯 장비를 같이 사용할 경우, 기존 진공 증착과정에서 낭비되는 OLED 재료의 양을 대폭 줄여 수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OLED 재료는 미국의 '유니버설 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이데미츠코산' 등의 외국 기업이 원천 기술을 독점한 상황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QLED 디스플레이는 생산성이 높은 용액공정 및 잉크젯 장비를 사용하면서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퀀텀닷 재료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부터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유일의 비카드뮴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서울대학교 이창희 교수는 이에 대해 "QLED와 OLED는 동일한 생산라인을 활용, 차이점은 유기물(OLED)과 무기물(QLED)라는 것 뿐"이라며, "퀀텀닷 소재에 대한 독자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술개발을 통한 QLED 디스플레이 시장 개화로, 새로운 차세대 시장을 여는 것도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자신감, "퀀텀닷 TV가 OLED 앞선다"
김현석 삼성전자 VD 사업부 사장은 지난 3일 수월 디지털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OLED 사업(TV)을 중단했을 당시 품질적 이슈가 해결되지 않았고, 생산 비용도 그때 당시보다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2~3년 뒤에 퀀텀닷 등 새로운 기술이 OLED를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양산 수율을 확보해 액정표시장치(LCD) 이하의 원가를 달성하는데 성공했지만 대형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OLED 디스플레이가 산소나 수분에 취약한데다 10년 이상의 사용수명을 보증할 수 있는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삼성전자 VD 사업부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TV용 대형 패널은 유기물 기반의 OLED로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있다"며, "올해, 내년 퀀텀닷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QLED 양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세대 프리미엄 TV의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로 QLED를 낙점했지만, 대형 OLED에 대한 연구개발도 꾸준히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동일한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만, 연구개발 방향성은 당초 전망과 달리 컬러필터를 사용하는 경쟁사의 WRGB(백적녹청)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같은 RGB로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형 OLED의 경우, 리얼 RGB 방식으로 가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잉크젯 프린팅 공정 기술을 활용할 계획으로, 양산 시점은 시정상황에 따라 고려되는 만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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