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부인 노순애 여사가 28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남편과 사별한 지 43년 만에 그의 곁에 잠들게 됐다.
1928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4월 22세의 나이로 두 살 연상 최 회장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후 3남 4녀의 자식을 두었고, 최 회장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종가집 집안 살림과 자식 교육에 전담하는 등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고 최종현 회장을 비롯해 최종관, 최종욱 고문 등 시동생들이 결혼하기 전까지 함께 살며 보살피고, 결혼 등도 손수 챙기는 등 장손의 아내와 맏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특히 고 최종건 창업회장이 1953년 폐허가 된 공장을 인수해 선경직물을 창립하고, 섬유에서 석유까지 수익계열화를 구축해 오늘날 SK그룹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헌신적인 내조와 함께 맏며느리 역할을 다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고인의 미수연 당시 "젊은 시절 수년간 큰어머님의 사랑과 지원을 받았다"고 회고하며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 같은 고인의 내조에 힘입어 고 최종건 창업회장은 기업활동에 전념하며 선경직물 공장을 성장 발전시켰고, 석유화학과 호텔 사업 등으로 다변화해 외형을 넓혀 나갈 수 있었다.
다만 고인은 여인으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수차례 아픔을 겪었다.
1973년 결혼 24년 만에 남편인 최 회장이 49세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난 2000년에는 큰 아들 윤원씨를 후두암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이에 고인은 2002년 둘째 아들 신원씨와 사재를 출연해 '선경 최종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에 취임해, 후학 양성과 사회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유족으로는 신원(SKC 회장), 창원(SK케미칼 부회장), 딸 정원, 혜원, 지원, 예정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1월 31일 오전 9시며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서울 서대문구 광림선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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