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스마트폰 1위를 현지 제조사나 애플에 내준 삼성전자는 올들어 3위권 진입도 힘겨운 형국이다. 고가 폰은 애플에, 중저가폰은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다.
8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분기 출하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0%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글로벌 시장 성장률보다 떨어진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다른 기관인 카날리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화웨이, 샤오미, 애플 3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날리스는 "중국도 미국처럼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3분기 화웨이, 샤오미,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4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마다 판매량 집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1~2분기엔 샤오미, 3분기엔 화웨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올들어 중국에서 3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줄곧 중국 시장에서도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5 판매 부진으로 샤오미에 이어 2위로 밀려났고, 올해는 4~5위에 머물고 있다. 올 초까지 10%에 근접했던 점유율도 최근에 5% 밑으로 떨어졌다.
SA는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애플, 현지 제조사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부터 사양은 낮지만 플래그십폰 디자인을 갖춘 갤럭시A 같은 중저가폰을 출시하고 있다. 또 플래그십폰 갤럭시S6의 경우 이례적으로 광저우, 상하이, 선양, 청두, 우한, 시안 등 중국 전역을 순회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에 밀린 것도 문제지만, 고가 시장을 애플에 내준게 치명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선 애플 기기가 명품처럼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현지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월급이 한 달에 10만원인 사람들도 무리해서 꼭 애플 제품을 사려고 한다"며 "집도 차도 살 수 없으니 휴대폰만큼은 사치를 부리겠다는 마음으로, 일종의 명품처럼 아이폰을 산다"고 설명했다.
톰 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이 중국 시장을 정복했다"며 "현지 제조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고급 브랜드로서 중국내 위치가 견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최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이 위축된 시점부터, 휴대폰 전체 실적도 둔화됐다. 삼성 휴대폰 사업부문(IM)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연속 영업이익 3조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애플 4분기 1위 유력···앞으로도 가시밭길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앞으로 걸어야 할 길도 가시밭길이다. 당장 4분기엔 아이폰6S 효과로 애플의 시장 1위가 유력하다.
카운터포인터는 애플이 아이폰6S 출시로 화웨이를 꺾고 9월 출하량 1위를 기록했고, 4분기 정상도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국에서 수익성을 책임질 프리미엄 제품으로 갤럭시노트5, 판매량을 높일 중저가폰으로 갤럭시온을 내세웠다. 최근 중국에서 출시된 5인치대 갤럭시온 시리즈(갤럭시온5, 갤럭시온7)는 10만~20만원대에 판매된다.
SA는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갤럭시온을 출시했다"며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갤럭시온의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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