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가 휴대폰 부문에서 아쉬운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갤럭시노트5를 예상보다 한 달 가량 빨리 8월 출시하는 강수를 뒀지만, 5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3조원 선을 넘지 못하고 2조원대에 머물렀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 정도 성적을 거두는 것도 선방한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숙적' 애플이 이번에 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놔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수기이자 갤럭시노트5 성적이 대거 반영되는 4분기도 전분기 수준의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29일 삼성전자는 3분기에 휴대폰 부문(IM) 매출이 26조6천100억원, 영업이익이 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해 매출은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로 두자릿수 달성에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가 전작에 비해 선전하고 있고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도 확대되며 판매량과 매출이 증가했지만,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6 출고가를 인하하고 중저가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 노트5, 갤럭시A, 갤럭시E 등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면서도 "갤럭시 S6·S6 엣지 모델의 가격조정과 보급형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이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9% vs 28%, 중국서 갈렸나
갤럭시노트5와S6 엣지+는 전작에 대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판매량이 전분기에 대비 대폭 늘었다고 삼성 측은 밝혔지만, 애플과 비교하면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8천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무난히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에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애플은 4천8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그러나 수익성 부문에선 애플이 완승했다.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8%이고, 삼성은 9%에 그쳤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을 외주 업체에 맡겨 원가를 절감한다. 일년에 한번 플래그십 스마트폰만 출시해 마케팅, 재고관리비 등을 이 제품에만 집중시킨다. 이는 자체 공장을 운영하고,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보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여기에 애플은 최대 스마트폰 중국 시장을 접수했다. 3분기 매출 4분의1(24%)을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홍콩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9%로 1위에 올랐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이 지난달 아이폰6S를 중국에 출시하며 역대 최대 월 판매량인 700만대를 기록하며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를 출시했지만 점유율이 4% 수준에 그쳤다.
톰 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이 중국 시장을 정복했다"며 "현지 제조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고급 브랜드로서 중국내 위치가 견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6S 성적은 이번 분기보다 4분기에 대거 반영된다. 애플은 4분기 성적에 자신감을 보였다. 매출 예상치를 755억~775억달러로 시장 전망(771억달러)보다 높게 잡았다.
◆"4분기, 스마트폰 전분기 수준 이익 달성에 집중"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극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은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달성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3분기에 출시한 신모델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제서비스 삼성페이, 스마트워치 기어S2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와 웨어러블 기기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페이의 글로벌 확산을 추진하는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웨어러블 기기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니즈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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