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환율효과, 삼성전자 3분기 '깜짝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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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도 1조원 육박…갤럭시 효과는 없었다

[박영례기자] 갤럭시 효과는 없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익 약 7조4천억원을 올리며 실적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 시켰다. 분기 영업익 7조원 돌파는 5분기 만이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를 이끌던 휴대폰, 이른바 '갤럭시'효과는 없었다. 이번 실적의 수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부문. 휴대폰의 빈자리는 환율 효과가 채웠다. 환율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8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를 제외하면 말 그대로 시장 컨센서스 수준의 실적을 올린 셈이다.

삼성은 깜짝 실적과 함께 11조원대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최대 50까지 배당 및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등 소각에 나설 예정이다.

주주이익환원 정책 강화와 함께 시장에서 저평가된 삼성전자 주가를 재평가 받겠다는 의지다. 자사주 소각에 따라 주주 지분율 상승 등 부가적인 지배력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29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1조6천800억원, 영업이익 7조3천9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 48조5천400억원 대비 약 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9천억원 대비 약 7% 증가했다.

◆매출 50조- 영업익 7조 돌파

이번 3분기 매출은 올들어 첫 5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익은 5분기 만에 7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동안 실적 둔화 논란에 시달려온 삼성전자가 말 그대로 바닥을 딛고 V자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 영업익도 시장 컨센서스 수준인 6조7천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내놨지만 실적 개선의 키를 쥐었던 휴대폰 부문 수익성이 2분기 보다 위축됐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

더욱이 3분기는 주요 통화대비 지속된 원화 약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8천억 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제외한 영업익은 시장 예상치 수준에 그친다.

환율 효과에 더한 이번 실적의 수훈은 역시 반도체다. 3분기 반도체 매출은 12조8천200억원, 영업익은 3조6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보다 각각 14%와 7.6% 가량 늘어난 규모다.

DDR4, LPDDR4 등 고부가 제품과 고용량 SSD 제품의 판매 확대와 시스템LSI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14나노 파운드리 공급을 개시하는 등 초격차 전략도 주효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DP)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영업익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디스플레이의 3분기 매출은 7조4천900억원, 영업익은 9천300억원으로 각각 지난 2분기에 비해 13%와 72% 상승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와 중저가 패널의 판매 증가 등 OLED의 가동률 향상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TV와 가전이 포함된 CE부문 역시 2분기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 CE부문의 3분기 매출은 11조5천99억원, 영업익은 3천600억원으로 각각 지난 2분기 대비 6%와 71% 늘었다.

TV의 경우 하반기 성수기 진입과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고, 생활가전도 북미 시장 성장 지속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소폭 개선된 결과다.

아쉬운 대목은 휴대폰이다. 휴대폰부문의 (IM)은 3분기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3분기 휴대폰 부문의 매출은 26조6천100억원, 영업익은 2조4천억원에 그쳤다. 지난 2분기보다 매출은 2% 가량 늘었지만, 영업익은 13% 가량 감소했다.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으면서 IM부문 실적 역시 예상을 웃도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를 비켜간 셈이다.

갤럭시 노트5, 갤럭시 S6 엣지+, A8, J5 등 신모델을 출시하며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갤럭시 S6 가격조정과 중저가 제품의 판매비중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실적 둔화 우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환율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실적은 3분기에는 못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4분기에도 TV와 가전 등 세트 사업과 시스템 LSI의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나, 부품사업 성수기 효과 둔화와 환영향 축소 등으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부품 사업은 메모리의 전년 대비 성수기 효과 약화와 LCD 수요 약세를 우려했다. 다만 시스템 LSI는 14나노 파운드리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OLED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 사업의 경우, CE부문은 연말 성수기의 적극적인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IM부문은 3분기에 출시한 스마트폰 신모델의 판매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시설투자 14% 늘어난 27조…"주가 저평가 막는다"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사업 및 미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리고 사상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이익환원 정책 강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저평가 문제를 적극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2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중 반도체에 약 15조원, 디스플레이에 약 5조5천억원을 투입 V낸드 등 첨단기술 리더십 강화와 LCD 생산라인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3분기에만 반도체에 3조7천억원, 디스플레이에 1조4천억원 등 총 6조원이 투입, 3분기 누적 기준 이미 19조2천억원의 시설투자가 집행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날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3~4회에 걸쳐 총 11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이를 전량 소각키로 한 것. 이 일환으로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30일 부터 1회차 4조2천억원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 매입을 결의 했다.

또 오는 2017년까지 3년간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회사의 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 판단,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등에 따라 전체 물량에 차이가 있지만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의 5~6%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유통물량 감소에 따른 주가 상승은 물론 기존 주주의 지분율 상승 등에 따른 지배력 강화 등 효과도 기대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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