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수훈인 반도체 등 부품 실적에 환율 효과가 더해지고, 실적을 짓눌렀던 휴대폰 등 세트 실적도 개선 추세다. 반도체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전체 영업익의 6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부터 휴대폰 성장세가 둔화되며 분기 영업익이 6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제몫을 톡톡히 하며 7조원 시대를 다시 연 것.
실제로 이번 3분기 매출은 올들어 첫 50조원을 탈환했고, 영업익은 5분기 만에 7조원을 넘어섰다.
3분기 영업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6조5천억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셈이다.
7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천억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7.5%, 영업이익은 79.8%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S 부문)의 선전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갤럭시S5 쇼크로 7조원대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떨어지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2분기까지 7조원선을 넘지 못했다.
◆환율 덕 까지 본 부품
DS부문은 영업익 3조원 중반대의 반도체와 7천억원대의 디스플레이와 합쳐 4조원대가 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기대된다.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세 공정 전환으로 원가 경쟁력이 확대됐고, 시스템 반도체도 전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소형 OLED 패널 판매가 확대되며, 전분기(5천억원)보다 개선된 7천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덕도 봤다. 삼성전자는 부품 대금을 대부분 달러 기반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경우 D램 가격의 급락에도 불구 하고, 환율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판가 하락을 보전하는 양상을 시현하면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OLED 부문의 원가 절감과 가동률 상승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가전도 '선방'
휴대폰(IM부문)과 가전(CE부문) 등 완제품 사업 역시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IM 부문의 경우 갤럭시노트5 조기 출시, 중저가폰 판매 확대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7천400만대)보다 늘어난 8천만대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제품 출시로 인해 마케팅비가 늘고, 중저가폰이 판매량을 견인한 형태라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그럼에도 전분기 수준(2조7천억원)이나 이를 웃도는 영업익을 거두면서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CE부문 역시 성수기를 맞은 TV 판매량 증가, 세탁기와 에어컨 등 생활가전의 선전으로 전분기(2천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수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분기 수준 이상의 이익 달성 가능하다"며 "전방산업 수요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판매 가격 인하에 힘입어 TV 판매량은 2분기 대비 5%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생활가전 부문 중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에서 지속적으로 이익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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