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중국 증시가 폭락하며 국내 증시 분위기까지 급랭하고 있다. 중국 악재로 국내 경제까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2008년 이후 7년여 만에 5000선을 돌파한 지 한 달 만에 지수가 30% 이상 급락했다.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 만에 5.9%나 폭락했다.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를 합쳐 900여 개 종목이 하한가까지 추락했으며, 두 증시 상장사의 절반이 넘는 1천400여 종목의 거래가 중지됐다.
중국의 증시 불안은 국내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 '차이나 쇼크'로 1.18% 하락한 데 이어, 9일 오전 9시26분 현재도 0.85%(17.07포인트) 떨어진 1999.14로 2000선이 무너졌다.
지난 주말 중국 증권감독당국이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증권업계의 시장안정기금 조성 등 2차 증시 부양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중국 증시 폭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 중국 증시 반등 쉽지 않아
중국 증시의 폭락 원인은 IPO 청약에 따른 자금 동결, 신용거래 규제 움직임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그리스 등 글로벌 악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에 따른 후유증,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과열과 주가 부담, 미국 금리 인상 및 그리스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취약한 중국 경기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기대와 달리 IT, 통신 등 신산업의 성장 기대감이 악화되면서 중국 증시에서는 이들 업종이 낙폭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내 재고사이클 흐름을 보면 IT 부문이 가장 큰 재고부담을 안고 있는 등 업황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증시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조치로 단기간 급랭된 투자심리가 얼마나 빨리 풀릴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평가가 다수"라며 "가장 시급한 일은 투자심리의 안정, 당국의 시장 안도 발언에 따른 신뢰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키움증권 전지원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가 상승추세로 돌아서려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금융완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의 발표를 통해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내 증시와 경제에도 악영향 우려
중국 증시의 급락은 올 3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물론 경기회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시에떼제네랄에 따르면 중국 증시 급락으로 향후 1년간 중국 실질 GDP 성장률은 0.5~1%p 낮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 폭락세는 중국 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회복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증시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 동안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이나 증시 주도주에 대한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의 조정양상 지속은 성장의 희소성에 따른 프리미엄과 가격부담, 높아진 신용잔고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코스닥 및 성장주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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