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이 '오라클 쏠림' 현상을 겪는 가운데 대안적 성격의 오픈소스 DBMS에 '봄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총소유비용(TCO) 등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 이슈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 제품이라 할 오라클에 대해 독과점 지적이 이어지는 반면 오픈소스 DB는 제품 완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DB 엔진 랭킹사이트(http://db-engines.com/en/ranking)의 순위를 확인해 보면 '톱(Top) 10'에 오픈소스 DBMS가 6개 포함돼 있다.
국내 ICT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고비용의 상용 DBMS를 충분히 검증된 오픈소스 기반 제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2~3년 내에는 오픈소스 DB도 시장이 본격 형성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DBMS는 데이터의 집합인 데이터베이스(DB)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검색하고 추가되거나 삭제되는 데이터의 변화를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SW)다. 오픈소스 DBMS로는 마이SQL(MySQL)을 비롯한 마리아 DB(Maria DB),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 큐브리드(CUBRID)가 있다.
◆핵심 시스템 아니라면 OK…'갈 길 멀다' 지적도
그 동안 기업들은 오픈소스 DBMS를 도입하는 것을 꺼렸다. 기술·교육지원 체계, 제품 로드맵 등 고객의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완성도가 높아짐에 따라 고객의 신뢰가 쌓이면서 금융 기간계 시스템 등 핵심 업무(mission critical) 시스템이 아니라면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게다가 6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오라클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반작용도 존재한다.
특히 통신사, 포털, 게임업체 등이 선도적으로 오픈소스 DBMS를 도입했다. 실제로 KT는 오픈소스 DBMS 중 하나인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을 쓰고 있고, 다음카카오는 '마리아 DB'를 이용한다.
이 관계자는 "오픈소스 DB는 현재 주류시장으로 진입을 한 상태"라며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과거부터 오픈소스 DBMS를 핵심 인프라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통신사들도 적극 도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핵심 업무 영역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오픈소소 DBMS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업무부터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자연히 중요도가 높은 업무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서는 성공사례들이 전파돼 빠르게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오픈소스 DB에 대해 모르는 곳이 아직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오픈소스 DB 시장 공략 '활기'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오픈소스 DB 업체들도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트그레스큐엘를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DB는 국내 총판인 다우기술과 함께 오는 4월까지 기술지원센터와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전면적인 제품 한글화 작업을 시행하는 등 약 210만 달러(한화 23억7천만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토종업체인 큐브리드는 2008년 상용 DBMS에서 오픈소스로 전환, 현재 제품 다운로드 수가 25만 건을 넘었다. 지난달에는 메모리 캐시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잼투인과 오픈소스 사업 관련해 협력을 약속했다.
국내에 '마리아 DB'는 코오롱베니트는 대기업과 기술 협업을 강화하면서 대형 도입사례를 확보할 계획이다.
오픈소스 DB나 국산 DB 시장의 성장은 곧바로 오라클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DBMS 시장은 '땅따먹기' 성격이 강하다"며 "시장의 속성상 급격한 변화가 생기진 않지만 조금씩 시장이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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