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간 개헌 논의에 대해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개헌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개헌론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기자회견에서 "지금 우리는 경제 살리기 외 다른 곳으로 한눈을 팔 겨를이 없다"고 하면서 개헌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개헌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개헌 논의를 틀어막으려는 것은 여론에 어긋난다"면서 "청와대가 더 이상 국회에 개헌 하라, 하지 마라 간섭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완구 원내대표는 15일 다시 개헌 논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 문제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이에 대한 당의 스탠스는 어제 당 대표의 기자회견 때 했던 태도"라며 "야당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경청은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당의 기조는 그렇다는 점을 확실히 말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 지금 개헌문제를 화두로 삼아야 할 지는 의문"이라며 "국회법이나 국정감사법, 인사청문회법, 정당정치자금법 등 논의가 많은데 개헌 문제만이 정치 개혁의 전부인양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반대했다.
이 원내대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 근본적 문제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특정 이슈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할 일은 제대로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입장이 달랐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치개혁특위와 개헌특위를 구성해 정치개혁과 헌법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며 "일련의 국정농단 의혹은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백일하에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근본 대책이 개헌이고 어떤 정치개혁도 겉돌 것"이라며 "경제활성화도 구중궁궐의 암투와 여야 정쟁으로 어려워 반드시 개헌이 논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2+2 회동에서는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개헌 논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면서 여야의 논란은 설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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