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안전한 내 車"…튜닝 트렌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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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실용·친환경·보편화…새 튜닝 문화 정착

[정기수기자] 국내 자동차 튜닝은 1990년대 X세대가 운전을 시작할 무렵 시작돼 현대자동차 스포츠 쿠페 '스쿠프'가 출시되며 본격화됐다.

이후 출시된 투스카니, 티뷰론 등 스포츠카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바꾸려는 일부 튜닝 마니아층이 형성됐지만, 낯선 외관과 지나친 소음으로 국내에서 튜닝은 '불법개조'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자동차 튜닝 사업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삼고,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애프터마켓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성능을 넘어, 디테일"

과거의 튜닝 마니아들은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성능 중심의 퍼포먼스(Performance) 튜닝에 집중했다. 하지만 자동차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출력 중심의 튜닝에서 벗어나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의 자동차 튜닝은 순정 상태의 자동차를 바꾸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며, 운전자 개개인의 디테일을 중시하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남들과 다른 차' 즉, 자동차 오너의 취향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은 최근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튜닝 파츠 중 하나다.

차체 랩핑에서부터 바디킷, 낮은 범퍼 개조 등이 이에 해당되며 자동차 휠, 타이어 교체, 차 오디오, 공기청정제 장착 등 운전자의 취향과 개성이 반영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튜닝 트렌드는 운전자의 성향 및 습관에 맞춰 차를 개조함으로써 운전의 즐거움을 한층 더 누리는 데에 목적을 둔다"고 설명했다.

커스터마이징은 운전자 취향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메이커로는 처음으로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와 '튜온'을 선보이고 있다.

또 BMW, 벤츠,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도 USB·시트·컬러와이퍼부터 여행용 캐리어까지 수백 가지의 차량용 액세서리를 판매, 커스터마이징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실용성, 화려한 외관보다 안전"

기본적으로 자동차 튜닝의 목적은 잘 달리고, 잘 서는 데 있다.

SK엔카가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튜닝을 하고 싶은 이유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25.1%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내 차에 하고 싶은 튜닝 1위는 고속주행 시 안전성을 높인 서스펜션 튜닝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튜닝 트렌드가 외관보다는 안전운전에 중시하는 운전자의 요구가 반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또 여성 운전자의 증가뿐만 아니라 20~30대 남성에만 국한됐던 튜닝이 최근 60대까지 확대되면서 안전과 실용을 중시한 새로운 튜닝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위협하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와이드 사이드 미러 장착, 제동능력을 높인 고성능브레이크 패드 및 디스크 튜닝 등이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엔진 오일, 변속기 오일 등 자동차에 쓰이는 오일을 바꾸는 케미컬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친환경, 차체 가볍게"

세계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주목 받으면서 자동차 튜닝에도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또 미국·유럽·일본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모든 자동차 업계에서 경량화는 미래를 대비하는 필수사항이 됐다.

이 같이 친환경차 개발 가속화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등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리며 자동차 튜닝산업도 차체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

소재 경량화를 위한 친환경 튜닝에는 스틸 휠(steel wheel·비중 7.8)보다 가벼운 알루미늄 휠(aluminum wheel·비중 2.8)을 사용함으로써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강도는 높인 반면, 중량은 알루미늄 휠보다 30~40% 줄인 마그네슘 휠이 주목 받고 있다. 이밖에 타이어, 서스펜션 등 차량 무게를 지탱하는 부품의 교체도 주를 이룬다.

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T)을 이용한 튜닝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신소재는 강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후드, 스포일러 등 자동차 바디는 물론 핸들, 시트 등 내장재에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보편화, 승인대상 축소로 튜닝 접근성 높여"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는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튜닝할 수 있는 대상을 일부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의 튜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국내 자동차 튜닝 산업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별도의 승인이나 허가 없이 합법적으로 개조할 수 있는 튜닝에는 선루프, 에어스포일러, 쇼크업소버, ABS브레이크 등이 있다.

승인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표적 튜닝 아이템은 방전식 전조등(HID)으로, HID전구만을 교체하면 불법이 된다. 상대방에게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조사각을 구현하는 컨트럴유닛도 교체해야 한다.

또 대부분 머플러(소음기) 튜닝이 불법이라고 알고 있지만, 소음이 100dB 이하일 경우는 승인절차를 거쳐 튜닝이 가능하다. 엔진도 승인절차를 거치면 교체 및 출력향상 튜닝이 가능하다.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승용차에 차체를 높이거나, 차체보다 돌출된 타이어와 배기구 등을 장착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네온등 번호판, 과시용 등화 등도 역시 불법이다.

배기구는 다양한 모양으로 튜닝이 가능하지만, 차체 길이보다 돌출되거나 방향이 휘어져 있다면 불법이 된다.

자동차 튜닝 계획이 있는 운전자는 불법 튜닝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자동차 구조·장치변경 승인 절차는 교통안전공단 검사소 방문 및 온라인을 통해 변경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후 발급된 승인서를 정비소에 제출, 검사를 통해 튜닝을 할 수 있다.

2014 서울오토살롱 주관사인 서울메쎄 박병호 대표는 "그 동안 국내 자동차 튜닝 문화는 불법이라는 왜곡된 시각으로 인해 전문성·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최근 튜닝 규제 완화 원년을 맞아 다양한 튜닝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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