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이해진 의장을 비롯한 NHN 경영진은 네이버 이용자들이 남긴 삶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NHN은 '각'을 통해 기억을 보존하는 (작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NHN 박원기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NHN이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을 언론에 공개한 20일 '각'은 NHN의 숙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인터넷기업이 IDC를 설립한 건 NHN이 최초다.
NHN은 '각'을 설립하기 전까지 KT, LG CNS 등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만으로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존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네이버에서 질의어가 검색되는 횟수는 초당 4천회, 초당 송수신되는 메일은 2천300통, N드라이브에 하루에 올라오는 데이터양은 400테라바이트(Tera Byte) 이상이다. 지난 10여년간 네이버 서비스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는 약 180페타바이트(Peta Byte, 테라바이트의 1024배) 가량이다.
이에 NHN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을 잇기 위해 2년전부터 '21C장경각'이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장경각'의 의미를 담아 자체 데이터센터 명칭도 '각(閣)'으로 정했다. NHN은 지난해 2월 '각'을 착공했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각'은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축구장 7배 크기인 약 1만6천평 부지위에 건립됐으며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졌다.
NHN은'각'의 규모, 기술력, 친환경성, 안정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박원기 본부장은 "'각'의 수전용량(데이터센터에 유입되는 최대전력)은 4만키로암페어(KVA)로 이는 데이터센터에 12만대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라며 "현재 7천개 서버가 가동중이고 올하반기가 지나면 2만여대가 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각'을 둘러보니 35도 이상의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자체 개발 서버,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게 해 열 손실을 줄인 '차폐시스템' 등 자체 개발 기술이 서버실 곳곳에 적용돼 있었다. 수요가 적은 야간전력을 이용해 얼음을 만들거나(빙축열) 찬물을 만들 때 발새앟는 냉기(수축열)로 냉방을 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빙축열, 수축열 시스템도 있었다.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전력을 필요해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등 환경오염 문제점을 안고 있다. NHN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각'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평가하는 친 환경 인증 'LEED '인증의 최상위 등급인 'Platinum'(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NHN 측은 "이번 LEED 인증의 평가기관인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에 따르면 NHN의 데이터센터의 연간 에너지 비용은 기존 IDC 대비 73.8% 가량, 수자원사용량은 69.1%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에서 자연재해 같은 만약의 사태의 대비하는 곳은 '다이나믹 UPS'실이다.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에 '다이내믹 UPS' 작동돼 2.5초만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72시간까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박원기 본부장은 "'각'은 인터넷 기업으로서 이용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디지털 기록을 후대에 전하겠다는 사명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용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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