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저장토록 한 것은 상업적 목적 등을 위한 애플의 계획된 음모인가, 아니면 단순한 기술적 오류인가.
이에 대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파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원이 그 배경에 대해 "아마도 애플의 기술적인 실수일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파일을 밝혀낸 연구원 앨러스대어 앨런은 "그게 (애플의) 계획된 음모(conspiracy)라면, 더 잘 숨겨지고, 우리가 찾아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실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앨런과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피터 와든은 이 파일을 우연하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이폰에서 어떤 정보들을 추출할 수 있는 지를 알기 위해 재미 삼아 갖고 놀다가 거의 1년 치에 해당하는 자신의 소재 정보가 2만9천 로그로 기록된 파일을 우연히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는 것.
그들은 특히 운영체제로 iOS4를 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이동 위치를 시간과 함께 경도와 위도 좌표로 기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정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PC와 동기화할 경우 하드드라이브로 전송된다.
알렌은 "(이 파일을 발견하고) 처음에는 내가 한 일의 기록을 지도 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하니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기를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와든은 "애플에 의해 그 기능이 삭제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고객이 자신의 정보가 기록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와든은 애플에서 맥 소트프웨어 관련 일을 했었다.
그는 "중요한 차이점은 '허락(permission)'과 '통제(control)'"라며 "이 파일에 대해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다면 이용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파일이 발견된 후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와 유럽 여러 나라의 규제기관, 미국의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애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앨런과 와든은 자신들이 발견한 것을 발표하기 전에 애플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신을 받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 정보가 어떻게 사용됐지는 지를 묻는 서한을 스티브 잡스에게 발송한 미국 민주당 알 프랑켄 하원의원(미네소타주)은 "이런 정보가 암호화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애플은 그러나 지난해 7월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의원 등에 보낸 답변서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위치 정보를 수집한다"고 시인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위치 정보에 관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 사용자를 특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앨런과 와든은 "이번에 밝혀진 것을 통해 애플의 위치정보 추적 기능을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용자가 아이패드와 아이폰으로부터 전송되고 있는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와든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공황상태에 빠지자는 게 아니다"며 "이 문제가 수정되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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