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파상 공세에 밀리던 SAP가 반격의 칼 날을 빼들었다.
독일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SAP는 12일(현지 시간) 데이터베이스 전문 업체인 사이베이스를 58억 달러(한화 약 6조6천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SAP는 41.57달러인 사이베이스 주가에 56% 프리미엄을 반영해 주당 65달러, 총 58억 달러에 사이베이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SAP는 재무 상태 분석 정보 능력이 뛰어난 사이베이스를 인수해 이를 자사 솔루션에 접목하고 오라클로 이탈하는 고객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달 전 처음 접근
SAP는 라이벌인 오라클에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 2008년 말 IT 시장에 불황이 닥치면서 매출 부진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따라 지난 해에는 매출 규모가 전년에 비해 8% 감소한 107억 유로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지난 2월에는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반면 라이벌인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는 등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부상했다.
SAP가 사이베이스 인수를 시도한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베이스는 업무용 데이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라클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이베이스는 지난 해 SAP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용 플랫폼을 SAP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연동시켜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이베이스의 모바일 플랫폼과 고속메모리데이터베이스 처리능력은 오라클과 SAP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SAP는 두 달 전 처음 사이베이스에 접근했다. 그 동안 인수 합병에 소극적이었던 SAP가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데는 두 회사 CEO 간의 친분 관계도 크게 작용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현재 SAP의 공동 CEO 중 한 명인 빌 맥더못은 사이베이스의 존 첸 CEO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오라클 공세에 맞대응
이번 인수로 SAP는 IBM, 오라클 등과 맞설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제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AP는 또 사이베이스의 기술을 활용해 블랙베리 같은 모바일 기기들을 활용해 대형 금융 기관의 IT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SAP는 사이베이스 인수로 라이벌인 오라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데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 동안 SAP는 매년 약 10억 달러 규모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제품을 판매해 왔다.
SAP는 이런 사이베이스 기술을 활용해 오라클과의 차별화 기능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오라클 고객을 직접 공략할 방침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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