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튠스를 통해 유료로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플은 월 가입제 요금을 받고 이용자들에게 TV 프로그램을 아이튠스로 제공하는 방식을 TV 콘텐츠 업체들과 타진하고 있다.
애플은 이전에도 TV 콘텐츠 제공을 시도했다. 그러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TV 광고주 이탈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TV업계가 온라인 기반 TV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온라인 TV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애플은 6천500만 아이튠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월 30달러 요금제 모델을 TV 콘텐츠 보유 업체에게 제시하며 수익을 분배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애플이 가입제 TV 유료 서비스를 추진하는 이유는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를 양대 축으로 콘텐츠 배급망을 확고히 하려는 목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기반으로 모바일 앱스토어 배급망을 확고하게 다지는 성과를 거뒀다. 제3 개발자들을 우호적인 개발자 진영으로 포용함으로써 각종 콘텐츠 공급 체제를 자연스럽게 조성하는 결실을 거둬 애플 아이폰의 성공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다.
애플이 이번에는 초기 아이팟 성공 신화를 창조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아이튠스를 유무선 통합 배급망으로 진화시키고자 'TV 가입제 유료 모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튠스는 PC 기반으로 음악과 영화, TV방송, 게임 소프트웨어 등의 콘텐츠를 건당 내려받는 방식으로 물류 공급망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기존 TV 콘텐츠가 평이해 여타 동영상 서비스에 밀리고 있다. 즉, 최신 인기 TV 프로그램이 부족해 이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이런 문제를 가입제 방식의 온라인 TV방송(OTT)으로 재도약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서비스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거대 TV 방송 콘텐츠 제공업체를 끌어들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케이블업계와 통신사들이 자사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TV 콘텐츠를 제공하는 'TV 에브리웨어(TV Everywher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애플의 가입제 유료 TV 서비스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보유업체는 애플과 손잡을 경우 6천500만명에 이르는 아이튠스 이용자들을 시청자로 끌어들이면서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들은 그 동안 시청자와 TV 광고주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애플과의 콘텐츠 협력을 사실상 거부해왔으나 자체 무료 서비스 제공으로 이러한 경계심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업체들은 OTT 서비스 대중화로 위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재판매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매출 확대에 유리한 상황이다. 애플이 이러한 상황 변화를 잘 활용할 경우 이들과의 제휴를 무난히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유무선 기반의 막강한 디지털 물류망을 애플 기기와 연계시켜 콘텐츠 판매 서비스 수익과 기기 판매 수입을 동시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이러한 물류망을 활용해 궁극적으로 추진 중인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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