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주도하는 넷북 시장에 ARM이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3분기 경부터는 인텔과 ARM이 넷북 칩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ARM은 최근 올해 중으로 자사 칩이 탑재된 넷북 제품 6~10종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ARM은 조만간 출시될 안드로이드 기반 넷북에도 칩을 탑재할 계획이어서 인텔을 긴장시키고 있다.
구글 넷북인 '알파 680' 제작을 담당한 중국의 스카이톤이 ARM 칩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그 동안 휴대폰 프로세서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해 왔던 ARM이 넷북 프로세서 시장에 본격 발을 들여놓을 경우 그 동안 터줏 대감 노릇을 해 왔던 인텔과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포메이션 네트워크는 ARM 칩 기반 넷북이 2012년까지 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인텔을 긴장시키고 있다.
◆ARM,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ARM은 휴대폰·MP3 등 모바일 칩 분야에서 지배적인 사업자다. 이 회사는 지난 23년간 모바일 시장에 100억개의 칩을 공급했다. 특히 ARM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칩 공급업체로 유명하다.
ARM이 넷북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역시 텃밭인 모바일 칩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부분의 넷북에는 인텔의 저파워 프로세서 '아톰'이 탑재된다. '넷북'이라는 용어 자체도 인텔이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만들어 낸 신조어인 만큼 이 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을 절대적이다.
'타도 인텔'을 외치고 있는 ARM이 우선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인텔 아톰 기반 넷북이 300~500달러임에 비해, ARM 칩 기반 넷북은 200달러대가 될 것이라는 게 ARM의 예상이다.
실제로 3분기 출시 예정인 ARM 칩 탑재품 '알파680'의 가격은 약 250달러로 책정될 예정이다. ARM의 넷북용 칩 가격은 인텔 아톰의 절반 수준이라는 게 ARM의 설명이다.
또 ARM 칩이 들어갈 넷북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가 아닌 리눅스 기반 OS가 장착될 예정이라 가격이 더 저렴해질 수 있다. 알파680의 경우도 구글의 무료 OS인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
◆'윈도'와의 호환성은 아톰이 우세
하지만 ARM 칩은 PC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운영체제(OS)인 윈도와의 호환성 면에서는 인텔 아톰에 뒤진다는 게 취약점이다. ARM 칩은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윈도모바일'은 지원할 수 있지만, 윈도의 PC 운영체제 버전을 지원하기에는 컴퓨팅 파워가 약한 편이다.
알파680에 ARM 칩과 함께 탑재될 구글의 안드로이드 역시 PC 운영체제로서는 기능 및 성능 면에서 아직 윈도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넷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컴퓨팅을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ARM-안드로이드 기반 넷북보다는 인텔-윈도 기반 넷북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RM은 넷북을 시작으로 점차 데스크톱, 서버 칩도 개발해 컴퓨터 시장에 점점 깊이 침투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컴퓨터 시장을 장악해온 인텔은 스마트폰 칩을 개발하는 등 모바일 분야로 스며들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분야에서 강자였던 양사의 텃밭이 서로에 의해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영역을 넘나드는 양사의 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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