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vs ARM, 넷북-MID '최후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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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컴퓨팅 헤게모니 장악 위한 결전

모바일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부문의 '강자' 인텔과 ARM의 피할 수 없는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CPU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칩 세계 1위 기업 인텔과 세계 90% 이상의 휴대폰에 프로세서용 코어를 주입하고 있는 ARM.

두 회사는 결국 차세대 모바일컴퓨팅의 주요 기기로 자리잡고 있는 넷북과 모바일 인터넷기기(MID) 시장에서 정면충돌할 태세다.

넷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한 소형 노트북을 가리킨다. MID는 스마트폰과 비슷하거나 약간 크면서 원활한 인터넷 기능을 제공하는 모바일기기.

튜더 브라운 ARM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ARM 기술심포지엄'에서 "소형 디지털기기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인텔과 고성능·대형 모바일기기 시장을 개척하려는 ARM은 결국 넷북과 MID에서 일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과 ARM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e메일 등 기능을 부족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바일컴퓨팅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

인텔이 PC·서버 등 고성능·대형 제품에서 넷북 및 이보다 더 작은 MID로 내려오고 있다면, ARM은 범용 휴대폰, 스마트폰 시장 장악에 이어 MID 및 PC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넷북과 MID는 모바일컴퓨팅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두 회사 모두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것. 인텔은 넷북과 MID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면서 발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미 내년 2천만대에서 많게는 4천만대까지 시장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넷북 시장에서 전용 '아톰' CPU를 폭넓게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범용 휴대폰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까지 장악한 ARM은 인텔보다 앞서 MID에 쓰이는 프로세서용 코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브라운 사장은 "자사 코어 기반 노키아의 'N810'을 비롯해 ARM이 MID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넷북 시장에 얼마나 침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인텔과 ARM은 모바일컴퓨팅 부문에서 각각 호환성과 소비전력이란 최대 강점을 바탕으로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PC CPU 시장을 장악한 인텔은 각종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OS) 및 솔루션에서 안정적인 호환성으로 MID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시에 아직까지 넷북 이상의 대형 모바일기기에서 완벽한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한 ARM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ARM은 모바일기기의 휴대성 및 장시간 사용에 필수인 소비전력 면에서 아직까지 인텔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껏 소형 모바일기기가 요구하는 최적의 성능 구현을 위한 요소만 남긴 채, 모든 것을 버리면서 낮은 소비전력 구현에 힘을 기울여왔다는 게 ARM의 강점이다.

인텔은 MID에 최적화된 '실버손' CPU를 비롯해, 이보다 소비전력이 월등히 낮은 차세대 프로세서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ARM은 삼성전자,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퀄컴, 엔비디아, 마벨 등 협력사와 함께 667~1천MHz의 성능을 지닌 넷북용 CPU를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어도비시스템즈,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우분투 등과 제휴에 나서면서 내년 중 PC 영역을 공략하기 위한 OS와 그래픽, 각종 소프트웨어의 100% 호환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브라운 사장은 "이미 노트북 플랫폼의 베이스밴드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4~5개 부품에 ARM 코어가 침투하고 있다"며 "향후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면 넷북용 프로세서 부문에서 ARM의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10년 노트북, 넷북, MID, 스마트폰 등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인터넷 활용을 지원하는 모바일컴퓨팅 기기는 4억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 시장을 놓고 인텔과 ARM이 벌이는 '뺏고 뺏기는' 시장 다툼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최근 델, HP, 레노보 등이 선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노트북'은 인텔과 ARM이 공존하는 형태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인터넷·e메일 등 주로 쓰는 간편한 기능을 빠른 부팅과 함께 전용 OS 및 ARM 코어 기반 CPU로 제공하고, 사무프로그램 및 온라인게임과 같은 작업은 인텔 및 AMD의 CPU와 함께 일반 노트북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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