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50여명이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반발하면서 빨간 머플러와 빨간 넥타이를 매는 방식으로 항의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에게 이날 12시까지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과 촛불시위 강경진압에 대한 대통령 사과, 촛불시위로 인한 구속자 전원 석방과 수배 해제 등을 요구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시정연설 퇴장 등 실력행사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시한이었던 11일 12시가 지나자 의원들은 국회에서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피켓 항의, 퇴장 등의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회동에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합의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지도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김재윤 의원은 빨간 색 넥타이를 매는 의미에 대해 "저항의 의미가 있는 빨간 색 넥타이와 머플러를 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경고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2시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모임을 갖고 '민의의 전당에 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목소리를 우선 경청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 성명서에서 "어청수 경찰청장, 강만수 지식경제부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경질은 난국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며 "현재의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책임있는 인사들은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박수 역시 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예의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 입장 시 기립은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성명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지도부와 의원들이 작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날 '민주당 국회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에 대해 '개별 국회의원 명의로 해달라'고 말하자 조배숙, 박영선 의원 등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