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AI 3대 강국' 외쳤지만…'AI기본법'은 폐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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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회기 내 통과 사실상 불가능…'폐기 수순'
"새 법안 준비 최소 1년…글로벌 격차 확대 우려↑"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공지능(AI) 관련 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될 운명에 놓였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 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 도약을 외쳤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AI 기본법'조차 마련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AI기술은 글로벌 수준인데…국회서 '발목'

10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기본법으로 지칭되는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폐기 위기다. 이 법은 지난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2소위를 통과했으나 여야 갈등의 여파로 1년 넘게 상임위 전체 회의에 계류 중이다.

법안 통과까지는 과방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워회 심사, 국회 본회의 등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 5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이달 29일까지 법안 통과는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 계류 중인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전 세계 세 번째로 초거대AI를 자체 개발한 네이버 등 국내 AI기술은 이미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국회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자국 AI 산업 지원을 위해 관련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0년 일찌감치 ‘국가 AI 이니셔티브법'을 제정했으며 지난해 10월 행정명령을 발동해 지원과 규제의 근거를 마련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3월 'EU AI법'(AI Act)통과시켜 미·중 주도의 글로벌 AI 시장에서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섰다. 일본 역시 이달 중 열리는 AI전략회의에서 법적 규제 논의를 본격화한다.

◇ 관련 범죄도 기승…입법 시급 '한 목소리'

이에 정부와 산업계 모두 AI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AI G3' 도약을 외쳤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AI기본법이 이번 회기에 제정되록 국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지난 8일 열린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AI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AI 기본법은 산업 발전과 아니라 신뢰성 있는 AI 등 균형을 갖추고 있다”며 “AI기본법이 통과돼야 딥보이스 스미싱 범죄자를 처벌하는 시행령 제정이 가능하다”고 강했다. 딥보이스는 AI로 목소리를 복제하는 기술로, 개인정보 유출이나 금융범죄 등으로 이어지는 스미싱에 악용되고 있다.

일각에선 법안처리가 지연된 사이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고, 미국과 유럽 등의 법안을 분석한 후 국내법을 제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새 법안 마련과 법 제정까지 절차에는 또 장기간이 소요되고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발 빠른 대응을 위해서라도 기본법 제정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안홍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혁신성장본부장은 "22대 국회에서 새로 법안을 준비하고 논의를 거치는데 최소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른 국가에 비해 출발이 늦었음에도 기본법 부재 상태에서 국내 기술은 글로벌 수준으로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 산업 육성은 물론이고 안전과 신뢰 측면에서도 법적 근거가 필요한데, 기본법 없이는 글로벌 기업들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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