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회사(SK스퀘어) 주식 3년만 들고 있으면 본전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올해 3월 SK텔레콤 사옥에서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자회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 기업공개(IPO) 철회로 기업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한 주주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SK쉴더스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박 부회장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실탄 쌓는 SK스퀘어, 주주배당 위한 사전작업 완료
2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해 1분기 자본준비금 1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7천588억원에서 1조2천276억으로 늘어났다.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주주배당에 사용할 수 없어 이익잉여금으로의 전환은 주주배당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스퀘어는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보유하고 있는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천600억원에 매각하는 딜을 완료했다. 최근 지분매각대금 중 4천100억원 입금이 완료됐고 나머지 EQT파트너스에 대여한 4천500억원은 2년 내 완납받는다.
SK스퀘어는 막대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1조원의 자본준비금에 대한 이익잉여금 전입과 미지급된 매각대금이 모두 정상적으로 입금될 경우 이익잉여금은 2조원대로 늘어나면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이같은 투자성과에 주주와 결실을 나누겠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는 현재 2천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후 이사회 결의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상세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SK스퀘어는 오는 10월 기 매입한 자사주 1천63억원을 일시소각한다.
이로써 SK쉴더스에 대한 지배구조는 기존 SK스퀘어 63.1%,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36.9%에서 EQT파트너스 68.0%, SK스퀘어 32.0%로 변경된다. SK스퀘어는 2대 주주로서 SK쉴더스의 글로벌 진출 등 성장을 지원한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3월 SK스퀘어-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공동경영 발표 간담회에서 "SK쉴더스의 미래 성장을 위해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며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성과를 시작으로 다운사이드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만들고 주주환원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M&A 귀재' 박정호 부회장의 투자매직…투자 풀사이클 성과
이번 SK쉴더스 딜을 놓고 박정호 부회장의 승부수가 또다시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스퀘어는 지난 2011년 SK텔레콤과 인적분할돼 투자 전문사로 출범했다. 분할 전 SK텔레콤은 2014년 당시 물리보안기업 NSOK를, 2018년 ADT캡스를 각각 인수해 합병했다.
ADT캡스는 지난 2019년 HDT시큐리티를 흡수합병했다. 2020년에는 SK하이스텍의 보안공사 및 보안서비스 사업을 영업양수했다. 이후 2021년 ADT캡스를 SK인포섹에 흡수합병하고 통합법인 SK쉴더스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박 부회장의 영업양수와 인수합병(M&A) 전략 속에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급성장했다. 2018년 ADT캡스 인수당시 3조원대의 기업가치가 5년 만에 5조원대로 증가했다. SK쉴더스 매출은 2018년 6천135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928억원(연결기준, 별도 1조5천6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박 부회장은 당초 SK쉴더스의 IPO를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IPO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지분매각으로 급선회했다. EQT파트너스 측이 보안업을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을 파악하고 협상 끝에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박 부회장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참여한 이후 2000년 신세기통신, 2011년 하이닉스, 2017년 도시바 메모리사업, 2018년 ADT캡스 등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다시 한번 성공적인 M&A를 관철한 데 이어 SK스퀘어의 투자-기업가치증대-수익실현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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