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국내 미디어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로부터 망이용대가(망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KT로부터 제기됐다. SK브로드밴드 등 ISP가 망사용료를 확보해야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사업장까지 이어지는 자본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15일 오전 그랜드센트럴 서울에서 열린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 활성화 및 금융지원 확대방안' 발표 현장에서 강국현 KT 커스터부문장(사장)은 "제작 프로그램을 받아줄 수 있는 플랫폼사업자들의 재정 사정이 어려워지다보니 글로벌 OTT로 (콘텐츠가) 쏠리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사용료 분쟁을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가진 방송발전기금이 컨텐츠 미디어 사업 지원에 온전하게 사용되길 바란다"면서도 "국내 미디어생태계를 위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이용대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망이용대가가 들어와야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에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가 접속료와 별도로 통신사에 망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는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망사용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일명 망무임승차방지법)'을 7건 발의했다. 국내 ISP 네트워크 망 트래픽을 과도하게 높이는 데 대해 글로벌 CP도 일정 부분 비용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망사용료 문제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수 년째 법정 다툼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등 CP들이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넷플릭스에게 망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제안했으나 끝내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양 측은 망 이용대가 산정 방식 두고 이견차를 되풀이하고 있다.
강 사장은 "아시다시피 요새 PP가 어렵다.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고 광고 매출도 하락세"라며 "그 다음으로 어려운 곳이 플랫폼사업자다. 최근 5년간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프로그램 사용료는 2배가 올랐다. IPTV 사업자만 하더라도 가입자 증가세가 감소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정부는 사업자 간 망사용료 분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이 자리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망사용료는)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이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 현재 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정부 입장에서의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와 소송을 이어오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망사용료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부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 등이 있기 때문에 (망사용료에 관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 활성화 및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정책금융기관 1천800억원과 산업계 3천400억원 등 약 5천억원을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김성태 기업은행장, 황현식 한국전파진흥협회장,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강국현 KT 사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부사장, 정수헌 LG유플러스 부사장, 이태현 웨이브 대표 등이 참여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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