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3분기부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규모가 분기 대비 30% 가량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입지도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업용 SSD 시장 매출액은 30억2천600만 달러(약 4조185억원)로, 전분기 대비 25.8%나 감소했다. 같은 해 3분기 역시 전분기 대비 32.2% 줄어든 40억7천8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 한 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181억2천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차세대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HDD와 달리 내부에 움직이는 부품이 없으며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에 따라 소음이 적고 가벼우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기업용 제품의 경우 주로 데이터센터나 서버 구축 등에 사용된다.
최근 부품 공급난이 완화되면서 서버 출하량이 늘자 기업용 SSD의 출하량도 증가하는 분위기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낸드플래시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액도 하향세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 가격은 지난해 7월 말 평균 4.81달러를 고점으로 지나 계속 하락세를 거듭하며 올해 4월 말 기준 3.82달러로 20% 정도 하락했다. 이 탓에 업계 전체가 사실상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특히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타격이 상당히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업용 SSD 매출액이 13억2천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28.1%나 줄었다. 같은 해 3분기 매출액 역시 전분기보다 34%나 줄어든 18억3천700만 달러에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분기 49.2%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해 4분기 43.6%로 5.6%p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SSD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부터 어려움에 봉착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8.1% 줄어든 10억1천 달러에 그쳤다. 같은 해 4분기 매출액 역시 전분기보다 21.9% 줄어든 7억8천9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다만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21.8%)보다 점차 증가하며 같은 해 4분기 26.1%를 기록했다. 이는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와 SK하이닉스가 합치기 직전인 2021년 4분기에 각각 17.5%,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69.7%로, 같은 해 1분기(71%)에 비해 다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3위를 기록한 일본 키옥시아도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키옥시아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3억3천2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34.5%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3분기 매출도 1분기 만에 16.6% 줄어 5억700만 달러에 그쳤다.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2.4%에서 같은 해 4분기 11%로 소폭 줄었다.
7.1%의 점유율로 4위에 오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2억1천6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분기 대비 34.1% 줄어든 수치다. 전분기 역시 무려 41.5% 줄어든 3억2천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키옥시아와 합병 논의가 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3.1%에서 그 해 말 4.9%로 소폭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2.4% 줄어든 1억4천800만 달러에 머물렀다. 1년 전인 2021년 4분기에 2억9천700만 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IT 기업들이 서버 구축 등 장비 관련 지출을 줄이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기업용 SSD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며 "올해 1분기 역시 서버 수요 하락과 제조업체의 재고 증가, 중국 주문 정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데다 2분기 역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업체들의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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