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 홈쇼핑업계 '악재 쇼핑'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외부 활동 증가로 인한 TV 시청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홈쇼핑 업계가 쇼호스트의 일탈로 인한 법정 제재까지 받게 되면서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쇼호스트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에 대해 최근 법정 제재를 의결했다. 현대홈쇼핑은 '경고', CJ온스타일은 '주의'를 받았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벌점은 제재 수위마다 ▲주의는 1점 ▲경고는 2점 ▲관계자 징계는 4점 ▲과징금은 10점을 받게 된다. 방송평가규칙에 따르면 부과 받은 점수는 추후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쇼호스트 정윤정 씨는 지난 1월 28일 현대홈쇼핑에서 화장품 판매 생방송 도중 화장품이 조기매진 됐음에도 방송을 일찍 마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욕설을 했고, 해당 장면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됐다.

쇼호스트 유난희 씨는 지난 2월 4일 CJ온스타일 화장품 판매 방송 도중 "모 여자 개그맨이 생각났다"며 "피부가 안 좋아서 꽤 고민이 많으셨던, 이거(화장품)를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발언한 바 있다.

현대홈쇼핑은 정 씨에 대해 업계 최초로 무기한 출연 정지를 결정했고, CJ온스타일도 뒤이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양사를 비롯해 다른 홈쇼핑사들도 재발 방지 대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1~2점의 벌점이 재승인 심사에서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막기 어려운 개인의 실수가 회사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에 젊은 소비자의 신규 유입이 많지 않아 몇십 년 경력의 쇼호스트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니 그들의 콧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신인 쇼호스트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고착화된 업계 특성도 한몫한 것 같다"며 "쇼호스트에게 자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도 개인의 돌발적인 발언까지 미리 막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썬 유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쇼핑 업계는 TV 시청 감소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2020년 7천443억원이던 TV홈쇼핑 7개 사업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천26억원으로 32% 줄었다. 방송 매출액은 10년 만에 3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또 홈쇼핑 채널 방영 대가로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방송 매출의 65% 이상을 송출 수수료로 내야 하고 T커머스 업체까지 대거 등장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