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정의당이 7일 '김건희 특검법' 발의를 결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특검)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당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배상안', '주(週)52시간제 유연화'에도 함께 반대 전선을 형성하며 대(對)정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김건희 특검과는 선을 그었으나, 검찰이 최근 김 여사 관련 사건에 잇따라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태도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이날 "(김 여사의 의혹을) 더는 검찰에 맡길 수 없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쌍특검'을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장의 협력은 부인했다.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의혹, 김건희 여사 의혹 전반을 모두 수사하자는 입장인 반면, 정의당은 '50억 클럽' 의혹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한정한 특검을 내세우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검은 범위가 너무 넓어 악용될 소지가 다분해 아직은 우려하고 있다"며 "정의당은 '꼭 필요한 부분에만 (특검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갖고 민주당과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정의당의 쌍특검 참여에 호의적인 반응을 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특검 추천권'을 두고 정의당의 '비교섭단체 추천'안을 수용할 의사를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정의당이) 국민이 동의할 추천 방안을 제시하면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며 "정의당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의당이 오늘 전향적인 입장을 내 가급적 합의로 (쌍특검) 단일안을 만들려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양당은 쌍특검 외의 주요 현안에도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박홍근·이은주 원내대표는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의 추가 진상조사를 위한 '독립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추진을 약속했다. 또한 이재명(민주당)·이정미(정의당) 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배상안' 규탄 집회에 참석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양당은 전날(6일) 노동부가 발표한 '주52시간제 유연화'(근로시간 산정 기준을 분기·월·연 단위로 확대해 최대 주 69시간 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들이 피해자 중심주의, 노동 존중 사회라는 정의당의 방향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력을 다해 막아야 하는 만큼 민주당과의 공조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52시간제 유연화'와 관련해 "조만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열어 노동부에 집중 질의할 예정"이라며 "정의당(이은주 원내대표)도 환노위에 소속된 만큼 공동 대응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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