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모닝' vs '非明단죄'…민주, 일주일째 '내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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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李 리더십' 일제 공격…'강제동원' 문제는 단결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표결 일주일째인 6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는 비명(비이재명)계와 비명계 단죄를 요구하는 친명(친이재명) 당원의 갈등이 커지면서 서로를 향한 감정의 골도 깊어지는 형국이다. 당내에서는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명계 대표 인사인 이상민·김종민 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등 공개석상에서 일제히 이 대표 비판에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아침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무고함을 밝히길 저도 바란다"면서도 "이 대표가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이 대표를 위해서나 좋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다. 김종민 의원도 같은 시각 MBC 라디오에서 "방탄 정당 공격을 넘어설 대안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거취를 두고 "지도부와 이 대표가 책임지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후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사퇴 후 9개월만인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이 대표를 저격했다. 그는 "지금 이재명 대표는 방탄을 위해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이기적인 모습만 보여준다"며 이 대표에게 "사즉생의 결단"을 촉구했다. 다만 박 전 위원장 역시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박 전 위원장의 국회 기자회견은 비명계 이원욱 의원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비명계의 '이재명 리더십' 공격에 당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매일같이 이 대표를 성토하는 게 마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문모닝'(정치권이 문재인 비판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행태)를 보는 것 같다"며 "이러한 '명모닝'이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걸 보여주는 방증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친명 성향의 당원들은 온라인 당원청원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 박 전 위원장 등 비명계에 대한 단죄(斷罪)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지난달 27일) 직후 사흘 만에 청원 답변 기준인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낸 이낙연 전 대표 제명 청원은 등록 6일째인 이날 오후까지 총 6만 9천여명의 동의를 기록했다. 박 전 위원장 징계 청원 역시 이날 오후 기준 7만 5천명의 동의를 얻어 전체 권리당원 청원 중 동의자 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일 자제를 촉구했으나 두 사람의 징계 청원 동의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다만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박지현 징계 청원 답변과 관련해 아직 논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내부 갈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친명·비명 모두를 향해 "갈등과 분열에 기름 붓는 행동을 삼갈 필요가 있다"며 자중을 당부했다. 전 의원은 이 과정에서 부산 등 험지에서 경쟁하는 민주당 관계자들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은 통화에서 "험지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당원들을 생각하면 중앙에서의 갈등은 자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도부와 의원들 모두 통합과 소통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전범기업 배상 촉구 의원 모임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전범기업 배상 촉구 의원 모임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민주당은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안'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단결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와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민주당은 일본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 외교통일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40여 명도 정의당·무소속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강제동원 배상안을 규탄했다. 회견장에는 조정식, 서영교 의원 등 친명과 이원욱, 송갑석 의원 등 비명이 고루 참석했다.

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점에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 문제(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서는 한마음으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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