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이어 기업 발목 잡는 野…"법인세·반도체 투자세액공제 개선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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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국회서 대폭 수정돼 제 역할 어려워…"기업친화적 세제환경 조성 필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주요 경쟁국들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 투자유치를 도모하는 동안 문재인 정부가 국제적 흐름과 반대로 올려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끌어 내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2년 세제개편안으로 이를 바로 잡으려 최고세율을 22%로 낮추려 했으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사진=김성진 기자]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사진=김성진 기자]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22년 세제개편안과 국회통과안의 비교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세제개편안은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법인세율 인하, 해외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조정,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일몰 종료 등 과세체계를 정비하려는 등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었다. 하지만 국회를 통과하며 수정돼 대부분 효과가 없어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국회 통과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법인세율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는 정부안대로 통과되지 못했고, 반도체특별법상의 투자세액공제 확대도 처리되지 못했다"며 "세제개편안에서 부족했던 R&D 세제지원이나 기업승계 및 최대주주할증평가 등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적인 부분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의미였던 접대비의 명칭을 '기업업무추진비'로 바꾸는 등 의미있는 개선사항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는 기업친화적인 세제환경을 조성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세제는 철폐해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핵심 내용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이 당초 3%p에서 야당의 반대로 1.1%p 인하에 그친 것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국회를 통과한 지방소득세를 제외한 법인세 최고세율은 한국이 24%로, 독일 15%, 영국 19%, 미국 21%, 일본 23.2%보다 크게는 9%p 높은 상황이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평균이 2017년 24.6%에서 2021년 23.2%로 하락하는 동안, 한국은 2017년 24.2%에서 2021년 27.5%로 올랐고 이번 개정으로 1.1%p 겨우 내렸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중과세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됐다"며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기업 투자 및 임금 증가에 실효성이 없던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일몰되지 않고 3년 연장됐다"고 지적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중 세부담 적정화와 세제 정상화를 위해 '다주택자 중과 폐지'를 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야당의 반대로 2주택자만 중과하지 않는 것으로 수정돼 완전한 정상화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세제 관련해서는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유예가 다행히 처리됐지만,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10억원→100억원)는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에서는 세제 측면의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종부세의 다주택자 중과 폐지가 처리되지 못해 반쪽짜리 대책이 됐다"며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가 처리되지 못하면서 '연말매물폭탄'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연말 주식 매도 성향이 완화되지 못했고,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을 유인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한경연]
[표=한경연]

반도체특별법상 투자세액공제 확대안 역시 야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은 국가안보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 산업 관련해 주요국들은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국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우리 정부도 그 심각성을 깨닫고 반도체 기업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상향하기로 발표해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소야대'라는 국회상황을 고려할 때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임 연구위원은 "국회와 정부는 기업친화적인 세제환경을 조성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세제는 철폐해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업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문제점인 높은 수준의 법인세, 상속세 부담 등을 낮추고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확대안이 조속히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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