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정의당이 14일 대장동 사건 관련자인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50억 뇌물죄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50억 클럽 뇌물사건 특검법'(이하 50억 특검법)을 이날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에는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쌍(雙)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는 거리를 뒀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의당은 오늘 50억 특검법을 제출한다"며 "오직 국민적 눈높이에서 성역 없는 수사를 벌일 진짜 국민특검, '공정과 상식 특검'을 여야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50억 클럽 뇌물사건'은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전현직 고위 법조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법조 카르텔 사건"이라며 "특검 추천에 있어 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연루된 양당(민주당·국민의힘)은 물론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대한변협 또한 배제할 것이다. 도둑이 자기 수갑 고를 수 없듯 이번 특검에 어떤 정치적, 사법적 이해관계도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어제 특검 임명을 위한 비교섭단체 정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에 논의를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정치적, 정략적 태도를 버리고 특검 논의에 책임 있게 나서기 바란다"며 "정의당은 우리 사회의 상식과 공정의 회복,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검법을 대표발의하게 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검찰과 사법부의 무능과 제 식구 감싸기로 진실을 감춘 '화천대유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오늘 제가 제출하는 특검법을 통해 법조, 검찰, 권력이 결부된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명명백백히 풀리고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교섭단체 양당의 협조를 촉구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김건희 특검과 관련해 "일단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소시효도 남아 있고, 검찰이 그래도 조사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어떻게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검찰이 김 여사의 수사를 미룬다면 이달 말쯤에는 김건희 특검 논의를 해볼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특검 추천에 배제되는 것을 납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과거 민주당은 '드루킹 특검'에서, 국민의힘은 'BBK 특검'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양당에서 추천하면 '면죄부를 준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 (양당이) 추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50억 특검'을 두고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큰 틀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겨우 벼나 베자고 특검이라는 큰 칼을 휘두르는 게 맞을지 의문이 든다"며 정의당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대장동 특검' 추진을 제안했다.
곽상도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뇌물죄 등으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지난 8일 곽 전 의원의 뇌물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전날(13일) 항소를 결정했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사건에서 김만배에게 금품수수·로비 등을 받은 정황이 의심되는 인물들을 말한다. 곽 전 의원과 함께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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