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은 에어컨이 최근 'AI(인공지능)'를 앞세운 가전 업체들의 기술 차별화 경쟁 덕에 만나 한층 더 똑똑해지고 편리해진 모습이다. 본래의 기능인 냉방 성능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수분을 자동 건조해주는 식으로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 캐리어에어컨이 최근 출시한 '2023년형 에어컨 신제품'의 공통점은 AI 기술이다. 냉방 성능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의 '2023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냉방 효율이 10% 높은 '에너지 특화 모델'을 도입했다. 여기에 'AI절약모드'를 실행하면 에너지 사용을 20% 추가 절감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냉방 면적 56.1㎡(17평형) 제품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지난해 제품보다 한 달 전기료가 약 7천원 줄어든다.
LG전자의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에어컨'은 극세 필터의 먼지를 알아서 청소해주는 필터 클린봇을 비롯해 총 7단계 자동 청정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에어컨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이용하도록 AI가 알아서 관리해준다.
특히 최고급 라인업인 럭셔리 제품은 레이더 센서로 사람의 움직임과 유무를 감지한다. '외출절전' 기능은 거실에 사람이 없으면 에어컨이 알아서 최대냉방모드인 아이스쿨파워 대비 최대 72%까지 전기를 아껴줘 짧은 외출 시에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위니아는 AI 기술을 적용해 일반 냉방 중 소비되는 최대 전력량 대비 50%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위니아 에어블'을 내놨다.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신제품에 적용했다. 또 '3D 서라운드 냉방' 기술을 적용해 어느 공간에서든 시원하고 강력한 바람을 느낄 수 있고, '아기모드 플러스', '펫케어 모드'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도 탑재됐다.
캐리어에어컨의 신제품 '디 오퍼스'는 환경에 따라 공간 기류를 제어하는 AI 기능을 강조했다. 극세필터·HAF필터·UV LED 살균·나노이 제균·AI 건조 기능 등 5단계 헬스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장마철, 황사 시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업체들이 AI를 앞세워 다양한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면서 가격은 다소 오른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AI 기술 연구에 들어간 투자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16.2%, LG전자는 27.8%, 캐리어에어컨은 20~28.6% 가격을 올렸다. 위니아는 에어컨 출하가가 ▲지난해 스탠드 모델은 200만원대, 벽걸이는 60만~100만원대였으나 ▲올해 70만원대부터 30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인 만큼 '구형 에어컨'을 계속 쓰는 것보다 가격이 좀 높더라도 에너지 효율이 좋은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중장기로 보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기상이변으로 해마다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올해 에어컨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만~250만 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소비 침체로 주요 정보기술(IT) 제품 판매가 급감하는 추세지만, 에어컨 시장은 AI 로 차별화 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괜찮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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