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점입가경' SM경영권 분쟁…방시혁 등장에 얼라인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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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이수만 지분 인수…가처분 소송 결과에 이목 집중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SM 경영진과 손잡은 카카오에 이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가 가세했고 여기에 하이브가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고 SM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혀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사진=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사진=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는 10일 이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 지분 14.8%를 4천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 지분 18.46%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인수 절차가 끝나면 최대주주 자리에는 하이브가 올라서게 된다. 취득 예정 일자는 다음 달 6일이다.

◆카카오 손 잡은 SM, 행동주의펀드 얼라인도 등에 태웠다

앞서 7일 카카오는 SM의 지분 9.05%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전 프로듀서는 SM 이사회의 결정이 위법하다며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프로듀서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하는 위법 행위"라며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알렸다.

이 전 프로듀서의 법적 대응에 얼라인이 SM을 위해 나섰다. SM과 카카오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찬성하며 이 전 프로듀서의 '황제 계약'을 폭로했다.

얼라인에 따르면 이 전 총괄대표는 자신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SM의 프로듀싱 계약인 '계약 종료 후 정산에 관한 약정'(이하 본건 사후정산 약정)으로 2092년까지 로열티 6%를 수취하게 된다. 2025년 말까지는 매니지먼트 수익에 대해서도 3%를 받을 수 있다.

얼라인은 "사후정산 약정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에스엠은 라이크기획에 첫 3년간 400억원, 향후 10년간 50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업무상배임의 법령위반 행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뛰는 SM에 나는 이수만, 백기사로 등장한 하이브

이 전 총괄대표는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라이크기획과 SM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 중 일부를 수정했다.

라이크기획과 SM의 계약은 작년 12월 31일로 조기 종료됐는데,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가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내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얼라인에서 언급한 2025년까지의 매니지먼트 수수료 3%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이 전 총괄이 보유하고 있던 SM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 전 총괄이 갖고 있던 SM계열사 드림메이커, SM브랜드마케팅 등이 하이브로 넘어가게 됐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게 지분 일부를 넘기게 되면 약 3%가 넘는 지분이 남는다. 이 전 프로듀서는 자신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방시혁 의장과 함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같은 금액인 주당 12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오는 3월 1일까지 시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결국 하이브와 싸우게 된 SM, 향후 전개는?

이 전 총괄과 하이브의 연합은 SM이사회, 카카오, 얼라인 연합과의 지분 경쟁을 위해 우군 확보가 필요하다. 이수만의 지분 매각 여부는 최근 2년 사이에 꾸준히 언급돼 왔는데, SM이사회와 카카오, 얼라인의 연합 압박으로 인해 급하게 방 의장 손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의 지분을 14.8%만 인수한 이유에 대해 적당한 선에서 인수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결합을 위한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지분 한도가 15%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개매수로 25%의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게 되면 하이브의 최종 지분은 40%가 돼 온전하고 유의미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9일 하이브는 글로벌 힙합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천140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하이브의 자금 여력과 향후 해외 레이블 인수 계획 등을 고려하면 SM 지분 40%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은 부족하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10% 수준의 신주 발행으로 일부 희석이 발생한다 해도 SM 실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하이브 입장에서는 40~50% 수준의 영업이익 성장, 15~25% 수준의 주당순이익(EPS) 성장이 가능해 희석에 대한 실보다 오히려 득이 많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전 총괄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인용할 경우 카카오의 투자가 무산되고 기각되면 주주총회 표 대결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기준 SM의 지분 구조는 이 전 프로듀서 18.46%, 국민연금공단 8.96%, KB자산운용 5.12% 등이다. 이 전 프로듀서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컴투스는 작년 10월 SM 지분 4.2%를 인수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지분 9.05%를 확보했고 이 전 총괄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가처분 소송 결과에 따라 지분율이 바뀔 수 있고,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카카오는 "사업적 제휴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와 SM은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하고자 논의해왔다"며 "양사의 지식재산권(IP), 콘텐츠 역량을 강결합해 다양한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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