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에 이어 '김건희 특검'을 추진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파상공세(波狀攻勢)'에 들어갔다. 야당은 탄핵안 가결 성과와 여론을 등에 업고 김건희 특검의 패스트트랙(신속안건 지정)을 밀어붙이려는 계획이다.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이 특검 추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일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공조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켰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장관 탄핵과 김건희 특검 관철을 위해 이어왔던 원내 '릴레이 농성'을 김건희 특검법 통과까지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당은 다음날인 9일에도 김건희 특검 추진을 거론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지도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선고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보고 (특검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권 전 회장 등의 주가조작 혐의를 지난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하나의 범죄(포괄일죄)로 묶어 기소했다. 공소시효를 연장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기소를 대비하는 조치다. 1심에서 권 전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특검 주장도 탄력받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최근 특검에 대한 여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 찬성 비율이 66.4%에 달해 반대(24.9%)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2월 6~7일, 성인 1천5명 조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영환 대변인은 9일 이를 두고 "국민 10명 중 7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만큼 법과 상식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건희 특검 찬성 여론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김건희 특검의 경우 탄핵소추와 달리 넘을 산이 많다. 민주당은 당초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의 개입을 막기 위해 패스트트랙(안건 신속 처리) 추진을 계획했으나 법사위 소속 의원 5분의 3(11명)의 찬성이라는 요건을 달성하지 못해 불발됐다. 법사위원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협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은 총 10명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본회의 패스트트랙'을 차선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본회의 패스트트랙의 경우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도 10일 권오수 회장의 1심 선고 결과를 지켜보고 종합적 검토를 하려 한다"며 "이르면 오는 11일 지도부 회의에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8일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표결에서 '179표'까지 확보한 것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표결에서 야권의 찬성표와 함께 국민의힘 측에서도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9일 라디오에서 "(탄핵 표결에서) 민주당 이탈표는 하나도 없었다"며 "오히려 기권표 등을 보면 국민의힘에서 이탈이 있었던 걸로 보여진다"고 했다. 탄핵소추와 패스트트랙 모두 법률상 무기명 표결이 원칙으로, 여당 의원들의 이탈표는 가능한 시나리오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과 함께 '대장동 특검'에도 목청을 높이고 있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연관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부실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정의당도 '뇌물죄 1심 무죄'를 선고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하며 특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곽 전 의원, 부산저축은행 관련 의혹 모두 대장동 사건과 연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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