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80조원을 넘어선 LG전자가 월풀을 꺾고 '가전 왕좌'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수요 부진 속에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거둔 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오는 30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매출 83조4천673억원, 영업이익 3조5천5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80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2.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5% 감소했다.
H&A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29조8천955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전 시장 침체 속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만큼 월풀과의 격차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잭스 에쿼티 리서치는 지난해 월풀의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9.7% 감소한 199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 1천292원을 적용하면 25조7천108억원에 달하는 수치로, LG전자보다 4조원 이상 적다.
앞서 월풀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매출 207억 달러에서 201억 달러로 낮춘 바 있다. 월풀의 예상치 역시 LG전자에 밀리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월풀이 LG전자를 소폭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월풀의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13.2% 감소한 51억 달러로, 해당 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 1천359원을 적용할 경우 6조9천309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LG전자 H&A사업본부(6조3천845억원)보다 5천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월풀을 제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월풀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월풀에게 밀렸는데,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3분기 LG전자 H&A사업본부는 2천283억원, 월풀은 1억4천300만 달러(약 1천9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상반기 약 7천억원을 앞섰는데, 차이를 더욱 벌린 셈이다. 이에 따라 연간으로도 LG전자가 앞설 전망이다.
월풀은 지난해 2분기 적자를 낸 탓에 LG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월풀은 지난해 2분기 3억600만 달러(약 3천8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H&A사업본부 실적에 대해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베스트&온리 제품을 앞세우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7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영업이익은 물류 및 원자재비 인상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물류비 및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가전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라며 "특히 월풀은 지난해 지속된 달러 강세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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