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선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에도 생산공장 신·증설 등의 투자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 노력 등을 통해 매출·영업이익률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올해에만 60% 중후반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배터리 시장을 집중 공략해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 기록…"올해 25~30% 성장세 보일 것"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작년 매출 25조5천986억원, 영업이익 1조2천13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매출(17조8천519억원)과 영업이익(7천685억원)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한 수치다.
작년 하반기 EV·전력망용 ESS 수요 개선세에 따른 전 제품군 출하량 증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판가 연동 확대가 사상 최대 매출액 달성을 견인했다. 영업이익 상승에는 판매량 확대에서 비롯된 규모의 경제 효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가격 경쟁력 갖춘 메탈 소싱 적용 확대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작년 대비 25~30% 증가한 매출액과 한 자리수 중·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3천억원 수준에서 5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금년 매출액 25~30% 상승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로벌 생산능력은 300기가와트시(GWh)까지 끌어올린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4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구체적으로 북미 시장 생산능력은 올해 말 GM JV 1기와 2기 가동을 통해 55GWh로 확대한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생산공장은 90GWh, 한국·중국 등 아시아 내 생산공장은 155GWh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 4가지 핵심 과제 제시…"원가 혁신과 스마트팩토리가 핵심 축"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4가지 핵심 과제를 세웠다. ▲제품 경쟁력 차별화 ▲스마트팩토리 구현 ▲SCM 체계 구축 ▲미래 준비 등이 그것이다.
이창실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전기차는 다르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전동화 전략과 각국 정부 정책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제품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원통형 신규 폼팩터, LFP 등 세분화된 시장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다. 팩 단위 공간 활용률을 개선하고 BMS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팩·BMS 역량 강화를 통한 시스템 단위 제품 경쟁력도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에서 나오는 데이터에 근거해 모든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집중한다. 이창실 부사장은 "원가 혁신과 스마트 팩토리가 당사 전략의 두 개 축"이라며 "조직 역량을 집중해 생산성을 올리고 품질을 개선함으로써 스마트 팩토리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가 절감 등 기본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근본 역량 강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주요 재료 현지화·업스트림 투자 확대를 통한 안정적 원재료 소싱 체계 등을 구축해 효율적인 SCM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리튬황·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 등 미래 준비에도 힘을 싣는다.
◆ IRA 준비 이상 無…"정권따라 불확실성 커 대비 필요"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시장에 일찍이 공급망을 구축해온 만큼 IRA 보조금 지급 조건은 무리없이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물·부품에 각각 지급하는 3천750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책 변동성이 변수다. 이창실 부사장은 "보조금 조건이 올해와 내년은 유예된 상태로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가오는 대선·총선 이후에도 IRA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라 정책 변동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으면 고객사와 나눌 의지가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올해 생산 물량부터 AMPC를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세칙이 확립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창실 부사장은 "아직 고객사로부터 세제혜택을 나누자는 요구가 있지는 않지만 정책이 확립되면 많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판가에 충분히 반영한 고객사와 쉐어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공급망 구축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현재 인플레이션에 따라 투자비·인건비가 상승하는 등 북미 공급망 구축에 비용이 증가하는 위험이 있는 것은 맞지만 고객사 역시 보조금 요건 충족을 위해 현지 생산을 요청하는 만큼 상승된 비용을 반영해 협상·수주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찾는 고객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 가능한 배터리 업체가 현재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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