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 기만"…공정위, 테슬라에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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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주문 취소 방해 행위도 적발…과징금 28억5200만원·과태료 100만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 수퍼차저 성능, 연료비 절감금액 등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의 주문 취소를 방해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테슬라 주행거리, 충전성능 광고 내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테슬라 주행거리, 충전성능 광고 내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3일 테슬라가 표시광고법과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8억5천200만원,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019년 8월 16일부터 최근까지 국내 홈페이지에 자사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 수퍼차저 충전 성능, 연료비 절감금액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했다.

구체적으로 테슬라는 "1회 충전으로 528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해 어떤 조건에서는 해당 거리만큼 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최대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인증 주행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환경부와 산업부 인증 거리는 상온(20~30°C)에서 도심과 고속도로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를 측정한 후 도심 55%, 고속 45%의 가중치를 적용해 복합 주행거리를 산출한다.

그러나 광고보다 더 멀리 주행이 가능한 경우는 통상 상온·도심 조건만 가능하고 다른 대부분 주행 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특히 저온·도심에서는 주행거리가 광고보다 최대 5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에 출시된 모델3 롱레인지 차량의 경우 "1회 충전으로 446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했지만, 저온·도심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20.7km로 광고(상온·복합)상 주행가능거리의 49.5%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수퍼차저 충전 성능도 과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수퍼차저의 종류, 시험조건 등을 밝히지 않고 "수퍼차저로 30분(또는 15분) 내에 최대 247km 충전"이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테슬라는 수퍼차저 V3로 실험한 충전 성능을 광고했지만, 수퍼차저 V2로는 광고된 수퍼차저 충전 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웠다. 테슬라 전용 초급속 충전기는 수퍼차저 V2와 V3가 있고 최대 충전 속도는 시간당 V2는 120킬로와트(kW), V3는 250kW로, V3가 V2보다 2배 이상 빠르다.

그러나 광고가 시작된 지난 2019년 8월 16일에는 수퍼차저 V2만 국내에 설치돼 있었고, 수퍼차저 V3는 2021년 3월 31일 이후에 설치됐다. 2021년 10월 기준 국내에 수퍼차저 V2는 180개, V3는 137개가 설치돼 있다. 수퍼차저 V3가 설치된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수퍼차저 V3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행 경로나 주변 충전 인프라 등을 감안하여 수퍼차저 V2 또는 V3를 선택적으로 이용하여 충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정위는 또 충전 효율이 높은 최적의 조건에서 실시된 실험 결과이므로, 일상적인 충전 환경에서는 테슬라가 광고한 충전 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워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특히 테슬라는 배터리 사용 최적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20%의 배터리 충전상태를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배터리가 20% 충전된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하는 경우 수퍼차저 V2, V3 모두 광고된 성능을 충족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울러 수퍼차저의 종류, 외부 기온, 배터리의 충전상태 등에 따라 충전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누락한 것만으로도 기만성이 인정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테슬라 연료비 절감금액 광고 내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테슬라 연료비 절감금액 광고 내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테슬라는 연료비 절감금액에 대해서도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 테슬라는 충전 비용을 킬로와트시(kWh) 당 135.53원으로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 500만원, 4천979만원(연료비 절감 후), 5천479만원(연료비 절감 전)" 등으로 주문 과정에서 연료비 절감금액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광고했다.

테슬라는 기준 시점이나 부가적인 설명 없이 전국 평균 충전비용을 kWh당 135.53원으로 가정해 연료비 절감 금액 및 전․후 차량가격을 구체적인 수치로 기재하여 광고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상위 10개 충전사업자의 kWh당 평균 충전요금은 2020년 7월~2021년 6월 기간 동안 완속 191.7원, 급속 255.3원으로, 테슬라가 가정한 충전비용(135.53원)보다 완속은 41.4%, 급속은 88.3%가 높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충전비용이 충전기 공급자, 충전 속도, 정부의 가격 할인 정책 등에 따라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누락했다. 실제로 전기차에 대한 한시적 특례 요금제도는 2020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돼 2022년 7월부터는 완전히 폐지돼 충전 비용이 최초 광고 당시(2019년 8월)에 비해 약 2배 상승했다.

공정위는 일반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성능이나 충전 정보를 알기 어려워 주행가능거리 등이 광고내용과 같이 실생활에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테슬라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들을 오인시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함으로써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테슬라는 또 주문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10만원씩 위약금을 징수한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1월 30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주문수수료 10만 원을 결제하도록 한 후, 상품이 공급되기 전에 그 주문을 취소하면 수수료를 위약금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더구나 테슬라는 소비자 주문일로부터 1주일 후에야 차량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1주일 내에 소비자가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주문수수료를 돌려주지 않았다.

테슬라의 이러한 행위 때문에 소비자가 주문취소를 주저하게 되어 법에 따라 보장되는 정당한 주문취소(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받았고,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주문취소를 할 수 없게도 했다. 테슬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소비자가 주문할 때는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하면서, 주문취소를 할 때는 특정 번호로 연락하도록 안내하며 온라인으로 주문을 취소할 수 없게 했다.

테슬라의 이러한 행위로 주문을 취소하려는 소비자는 안내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었고,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소비자의 상품구매 단계별 화면에 주문취소의 기한, 방법, 효과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해당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려워 법적으로 보장받는 주문취소(청약철회)권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테슬라는 온라인몰 초기화면에 이용약관 등도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가 사업자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알기도 어려웠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전기차 구매에 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의 부당 광고와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를 적발·제재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 및 권익 보호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특정 조건 아래에서 얻을 수 있는 성능·효과를 일반적인 성능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는 행위가 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며 "소비자들이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 후 7일 이내에 그 구매를 취소할 경우, 반환 비용 이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항을 명확히 해 정당한 주문취소(청약철회)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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