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의 발행 한도를 5배까지 늘리는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측의 대거 반대로 8일 국회 본회의를 넘지 못했다.
한전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03인 중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반대, 기권표는 민주당·정의당 측 의원들에게서 쏟아져나왔다.
현행법은 한전채 발행을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범위의 2배 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료가격 급등 등의 이유로 한전에 대규모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한전채 발행 한도 증가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전법 개정안은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까지 확대(산자부 승인을 받으면 6배까지)하고 국회 상임위에 보고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한전법 개정안 반대토론을 실시했다. 그는 한전채 추가발행이 한전 적자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한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뛰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원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다 보니 적자가 누적됐다"며 "한전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전이 특혜를 받으면 당분간은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일반 기업들은 회사채 금리를 올려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빠지게 된다"며 "본적인 대책 없이 한전 채권 발행 한도만 높이는 것은 국가의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연료비 원가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실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전 적자에 대한 해결책은 명료하다. 전기요금에 연료비 등의 발전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가격 신호가 제 기능을 발휘해야 전력시장이 정상화되고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은 전기가 공공재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전기는 필수재이자 희소한 시장재"라며 "우리 국회도 한전 적자의 원인과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해 더 이상 한전채 발행한도 상향과 같은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전기요금에 원가를 반영할 수 있는 연료비 연동제를 마련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책임이 있는데 정작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이날 반대토론 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탓, 재생에너지 탓만 하지 말고 국제 에너지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 정상화와 에너지 빈곤층 지원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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