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크래프톤의 연말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2일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2020년 12월 열린 더게임어워드(TGA)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지 2년만이다. SF 호러 '데드스페이스'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 사단이 선보인 이 게임은 데드스페이스의 정신적 계승작으로 부르기 손색이 없을 정도의 분위기와 스타일, 그리고 공포를 선사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접할 기회가 두 번 있었다. 지난 10월 크래프톤 본사에서 진행한 미디어 시연회에서 중반부를 플레이할 수 있었고 출시 직전 제공된 리뷰용 계정을 통해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초반부를 체험했다. 데드스페이스 팬에게는 익숙함과 낯섬을, SF 호러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는 두려움을 넘어 정신적 고통을 안길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땀구멍까지 재현한 고품질 그래픽도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어지간한 컷신은 '스킵'하기 바쁘지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애초에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고 초반부 영상 역시 몰입감있게 구성돼 찬찬히 감상했다. 본작의 주인공 제이콥 리가 어떻게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에 위치한 악명 높은 '블랙 아이언' 교도소에 수감되는지, 풍성하던 그의 헤어스타일이 '스킨헤드'로 변하는 과정, 뒷목에 체력바가 달리는 이유 등이 묘사된다. 튜토리얼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반부에서 기본적인 조작법을 배울 수 있으며 길이 막혔다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게 해줄 좁은 틈이나 환풍구 등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안겨주는 공포의 본질은 폐쇄성에 있다. 어두컴컴한 배경과 곳곳에서 불타거나 훼손된 시체들은 잠시 후 내가 저들과 똑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선사한다. 데드스페이스처럼 UI를 없애시피 한 디자인 역시 몰입감을 높인다.
고어 수준 또한 훼손된 부위가 적나라하게 묘사될 정도로 상당하다. 이 게임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게 살해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주역 괴물들인 '바이오 파지'에게 찢기거나 찔리고 베이는 데드신들은 이번 작에서도 더없이 충실하다. 다회차 클리어를 마쳐 기본 무기만으로 타임어택을 할 수 있는 경지가 되기 전까지는 숱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서두에 정신적 고통을 안길 수 있다고 경고한 대목도 이 때문이다. 다만 데드스페이스로 내성을 쌓은 게이머라면 아이작 클라크 못지않게 고생길이 열린 제이콥 리를 보며 환호할지도 모르겠다.
전투는 왜 이 게임이 데드스페이스의 정신적 계승작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위 절단이나 '키네시스 모듈'을 연상시키는 중력 그립, 처치한 적을 발로 밟아 아이템을 습득하는 과정 등은 데드스페이스의 향수를 진하게 풍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여기에 좌·우 회피 액션과 몬스터 진화 요소를 추가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바이오 파지의 공격이 적중하기 직전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 피할 수 있는데, 잔탄이 부족해 근접전이 강제되는 디자인 특성상 회피 숙련도를 최대한 높여야 진행이 가능했다. 일부 바이오 파지들은 가만히 두면 외형이 계속 바뀌는 진화를 거듭하며 괴랄해진다. 난이도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요인들이다.
길 찾기가 불친절하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대목이다. 이 게임은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퍼즐 요소도 곳곳에 숨어 있어 공략집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절로 불러일으켰다. 난제를 극복했을 때의 성취감은 크겠지만 좌절하고 게임을 종료해버릴 경우도 적잖을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길을 표시해주던 데드스페이스는 너무 친절했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불친절하다는 느낌이다.
마침내 뚜껑이 열린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데드스페이스3 이후 명맥이 끊긴 SF 호러의 적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데드스페이스의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가 '우주 최강 공돌이' 칭호를 얻었다면 제이콥 리는 어떠한 애칭으로 불릴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