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정부가 시멘트 분야 운수종사자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29일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에 대한 계엄령"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업무개시명령은 태생부터 오로지 화물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탄압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법의 비민주성과 폭력성으로 2004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발동된 적 없는 사문화 된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즉각 업무 복귀를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시 화물노동자의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에 계엄령에 준하는 명령"이라고 꼬집었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이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105호에 위반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ILO 협약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기본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ILO에서 정한 국제노동기준이다.
이 가운데 105호는 정치적 견해 표명과 파업 참가에 따른 강제 노동을 금지한다. 다만 우리나라는 해당 협약을 국가보안법, 형법 등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비준하지 않았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이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화물연대는 "개인 사업자가 자신의 영업을 중단하겠다는데 정부가 일을 강요하고 개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업무개시명령 엄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화물연대 상위 노조인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성명에서 "화물파업 업무개시명령은 사상 초유의 노동 탄압이자 헌법 유린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노동자에게 계엄령과 같은 업무개시명령은 행정권력을 앞세워 독재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화물연대 노조 간부는 삭발 투쟁을 단행했다. 인천지역본부 노조원 100여명은 지난 28일에 이어 이날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보행로에서 안전운임제(적정한 임금 지급을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의 법제화와 일몰제(안전운임제를 올해까지만 운용하는 것) 폐지를 촉구했다. 김근영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장 등 간부 4명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이유로 삭발 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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