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29일 엿새째 운송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노조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우리 경제는 (화물연대의) 명분 없는 집단 운송거부로 인해 매우 심각한 위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부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인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발생한 사태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지금이라도 즉시 집단 운송 거부를 철회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국토부는 전체 화물연대 조합원(2만2천여 명)이 아닌 시멘트 운송 업계 조합원(2천100~2천400여 명)에 한해 업무개시명령을 우선 내렸다. 전국의 시멘트 운송 차량 3천여대 가운데 화물연대에 소속된 비율은 70%가 넘는다. 이처럼 시멘트 분야가 화물연대 장악력이 높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우선적으로 관련 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국토부 장관의 업무개시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는 명령서 발부 다음날 자정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해야 한다. 운송 업무에도 복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화물운송업 면허 정지(1차 처분) 및 취소(2차 처분)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3년 이하 징역과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명령이 위헌이라는 지적이 노동·시민사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업무개시명령 전달 과정의 적합성 문제 등 향후 분쟁의 여지가 많아 고강도 처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화물연대가 법원에 명령을 무효화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있다. 화물연대는 앞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은 운수종사자와 운송사업자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화물운송 종사자들이 업무에 복귀하도록 해 국가 물류망을 복원하고 국가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한편 이날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부당한 레드카드를 내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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