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부사' 방준혁 의장 다시 게임 챙겨…위기의 넷마블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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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제주도 워크숍 열어 내부 개발작 '옥석' 가려…'방준혁 매직' 재현할까

그동안 코웨이 경영에 주력하던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신작 게임들을 직접 점검하며 넷마블 살리기에 나섰다.[사진=넷마블]
그동안 코웨이 경영에 주력하던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신작 게임들을 직접 점검하며 넷마블 살리기에 나섰다.[사진=넷마블]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승부사'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다시 뛴다. 3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는 등 위기에 빠진 넷마블을 반등시키며 '방준혁 매직'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방준혁 의장은 이달 초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열고 권영식, 도기욱 대표와 함께 산하 개발사들이 진행 중인 신작 개발 프로젝트들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코웨이 경영에 주력해온 방 의장이 직접 일선 게임 점검에 나선 건 이례적이라는 게 내부 반응이다.

이번 프로젝트 재점검 워크숍과 효율 고도화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계기로 넷마블 내부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넷마블은 개발 중이었던 'BTS 드림: 타이니탄 하우스'와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등 2개 게임 중단 소식을 최근 전한 바 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일부 미공개 프로젝트들도 워크숍 이후 개발이 중단됐다고 전해진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면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재점검하고 있고 이를 통해 게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방 의장의 참여로 달라진 넷마블의 내부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개발사의 사기를 고려해 외부에 개발 중이라고 한 게임에 대해 웬만해서는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고 출시작 종료도 타 회사보다 많지 않았다"며 "개발 기간이 길어져 트렌드에 조금 뒤처져도 출시는 하는 패턴이었는데 최근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최근까지 세부 게임 개발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일임하고 넷마블과 코웨이의 큰 전략적 방향성만 고민해왔다. 방 의장은 하이브,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지분투자를 비롯해 코웨이 인수 등을 직접 챙긴 바 있다.

그는 인수 당시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던 코웨이 경영에 주력하며 제품 및 디자인 혁신, 디지털전환, 조직문화변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이 신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실제 방 의장의 지휘 아래 코웨이는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0.8% 증가하며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웨이가 성장을 거듭하는 사이 넷마블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하강 곡선을 그렸다. 3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 6천944억원, 영업손실 380억원, 당기순손실 2천7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증권가 전망을 큰 폭으로 하회한 수치이기도 하다. 4분기 역시 예정된 기대작이 없는 만큼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1년 경쟁력을 상실하고 침체기에 빠져있던 넷마블에 복귀한 방준혁 의장은 모바일 게임으로의 과감한 체질 변화를 시도, 넷마블은 초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당시 PC 온라인 게임에 안주하던 경쟁사들과 달리 넷마블은 다양하고 빠른 모바일 게임의 다작 출시하는 한편 중국을 대신해 북미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2016년 말 선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초대박 흥행으로 넷마블은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나 넷마블은 이후 '대박' 대신 '중박' 게임들만 연이어 내놓으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덩치가 커진 넷마블을 지탱하는 데는 매출 20~30위권의 다수 게임들보다 5위권 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두 개의 게임이 필요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신작 대부분이 안전한 흥행 공식만 답습하다 보니 시장에 신선한 재미를 주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근로 환경 제도 개선으로 특유의 빠른 개발 속도까지 약화되며 넷마블은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소셜 카지노 업체인 스핀엑스 인수에 투입된 외화차입금 역시 넷마블 적자를 가중시킨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해 9월 21억달러를 들여 스핀엑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넷마블은 인수대금의 80%가량을 외화차입금으로 마련했는데, 문제는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강달러 기조로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도기욱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외환 관련해 연초 대비 20% 이상 환율 상승이 있었고 최초 스핀엑스 인수하며 발생한 외화차입금이 1조5천억원 이상이어서 환율이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이번 4분기에 3천억원 이상의 상환이 있었고 향후 자회사 배당 또는 보유 자산에 대한 유동화도 다각도로 검토해서 차입금 규모를 감소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영식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인수 당시 스핀엑스가 소셜카지노 장르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고 해당 플랫폼을 통한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것을 인수 목표로 삼았다"며 "시장 성장세가 조금 꺾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스핀엑스가 향후 모바일 외 웹 플랫폼 등에서도 서비스를 론칭하면 예상만큼의 성장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관람객들이 넷마블 부스에서 게임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1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관람객들이 넷마블 부스에서 게임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렇듯 넷마블이 신작 난항과 환율 상승이라는 내외부 악재를 동시에 맞이한 가운데, 방준혁 의장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내부에서 개발 중인 주요 라인업들의 완성도와 기대감이 상당하다는 점은 호재다. 이들 라인업의 출시가 본격화될 내년도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넷마블은 지난 20일 폐막한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 4종 라인업을 출품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IP를 기반으로 한 만큼 적잖은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다. '아스달 연대기'와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역시 차기 성장 동력원으로 눈도장을 받았다는 평가다.

지스타 라인업 이외에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후속작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비롯해 '왕좌의 게임', 'RF 온라인', '모두의마블' IP를 활용한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등도 넷마블을 반등시킬 기대작들로 손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부침과 화제가 많았던 회사"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승부사' 방준혁 의장이 2011년에 이어 또다시 넷마블을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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