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민생예산 복구'를 천명한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주거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만나 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보를 다짐했다. 지난 16일 상임위를 통해 복구시킨 공공임대주택 예산의 관철 의지를 보이며 반대하는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이 여권에 맞서 주거예산 증액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참여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등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단' 관계자들과 만나 공공임대주택 예산삭감 저지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정부는 새해 예산안에서 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5조 7천억가량 감액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예산소위를 통해 6조 6천871억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복구시켰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월세가 빠르게 오르면서 민생의 핵심 중 하나인 주거 안정이 뿌리부터 위협받고 있다"며 공공임대주택 예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확대해도 모자랄 예산을 비정하게 칼질하고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여당은 반성해야 한다"며 "향후 정부의 (증액) 동의와 예결위 처리는 쉽지 않지만, 간담회에 참석해주신 분들과 힘을 합쳐 공공주택 예산을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도 민주당에 힘을 보탰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집행위원장은 "정부의 공공임대 예산삭감은 2023년도 경제 상황 전망을 잘못 읽은 것"이라며 "내년에 부동산 폭락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예산을 통해) 빌라 등을 적극 매입하고 공공임대를 적극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지하 문제 해소에도 이주대책이 핵심이고, 이를 위해서는 공공임대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며 "정부의 임대주택 예산 축소는 원상복구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보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헌법 정신을 국민의 삶에 구현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며 "정부·여당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되나 국민의 삶에 필요한 예산을 회복하기 위해 민주당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관철에는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보 대신 '청년원가주택' 등 윤석열 정부의 분양주택 사업 관련 예산과 용산공원 조성 예산 등을 요구하며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토위 예산소위에서 해당 예산을 모두 삭감한 바 있다.
국민의힘 국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용산공원 조성, 청년원가주택 등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을 위한 핵심 예산인데 야당이 모조리 삭감하면서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며 당장 다음 국토위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여야 간 협의가 지난할 듯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새해 공공임대주택 예산의 향방은 예결위 예산조정소위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예산조정소위는 지난 17일부터 새해 예산안 조정을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민주당 예결위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관련 예산 확충에 최대한 주력할 것"이라며 "(예산)심사 마무리까지 여권과의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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