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현대제철 노조가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비롯한 특별격려금 지급 문제를 두고 한 달 이상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며 열연강판 부분에선 약 50만 톤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천억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반토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 4분기 전망도 녹록지 않아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현대제철 노조는 24시간 파업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오후에는 4천여명의 조합원이 '투쟁승리 결의대회' 참여를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10.29 참사(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며 당초 2일로 예정된 결의대회를 일주일 미뤘지만 '24시간 파업' 계획은 변경하지 않았다.
◆ 파업 장기화에 공장 휴업…수출 등 대안 찾기 분주
앞서 노조는 지난 9월 24일부터 당진제철소에서 '게릴라성 파업'을 벌여왔다. 순환근무 시스템에 따라 라인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파업 시간이나 방식을 결정하지 않는 기습적인 방식이다. 또한 24시간 조업을 중단시키는 방식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당초 후판과 특수강, 선재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파업은 지난달 5일부터 열연 공정까지 확대됐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으로 열연강판 확보가 어려워지자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당진제철소 냉연1, 2공장을 휴업한 바 있다.
현대제철 내부 직원에 따르면 공장은 다시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이번 노조 파업으로 열연부분에선 50만 톤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천억원 수준이다. 해당 직원은 "처리를 못해 현재까지도 공장이나 도로 곳곳에도 쌓아 놓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올 4분기 실적과 관련해 생산량 감소와 고정비 증가로 손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쇳물을 반제품 상태로 수출하는 방안 등의 대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대한 공장을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방안과 관련해선 "압연 능력이 부족해 국내 슬라브 판매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해외 수출로 매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 투쟁승리 결의대회, 5개 지회 중 '당진' '포항'만 참여
한편 이번 결의대회에는 5개 지회 중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이하 당진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이하 포항지회)만 참여한다.
앞서 공동교섭을 추진해온 금속노조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이하 인천지회)와 현대제철 당진하이스코지회(이하 하이스코 지회), 금속노조 광전지부 현대제철 순천지회(이하 순천지회)는 공동교섭 포기를 결정하고 결의대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사실상 노조연대가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당진지회 관계자는 "이번 투쟁승리 결의대회의 다섯 지회가 모두 참여하는 것이 아닌 당진지회 주최 일정"이라며 "다른 지회의 참여는 연대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의대회는 당진지회 조합원 3천500여명에서 4천명이 참여할 예정"으로 "포항지회의 경우 확대 간부들만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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